[2026 국정감사]

가상자산의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면서 고위공직자도 가상자산을 재산으로 등록·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임직원은 자유롭게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에서도 매년 임직원들의 거래 위반 사항이 적발되고 있어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기금본부 임직원 개인의 '가상화폐(비트코인 포함) 보유 및 거래 제한 규정'이 없고, 실태점검도 하지 않고 있었다.
국민연금 운용본부 임직원은 미공개 정보나 직무상 이점을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할 위험이 있어 국내외 개별 주식, 파생상품, 주식 관련 채권 등을 본인 명의로 매매할 수 없다. 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근무를 개시한 날로부터 10영업일 내에 신고해야 한다.
또 근무시간 중 거래도 불가능하다. 공단은 매년 운용본부 임직원뿐 아니라 감사실, 준법지원실, 국민연금연구원과 그 배우자, 미성년 직계비속의 거래 내역을 점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5년간(2020~2025년 6월) 주식 등 금융상품 거래 6차례 점검에서 194건을 적발했다. 지난해 적발된 9건 중 1건은 감시인에게 제 때 미신고한 사례였고, 7건은 거래가 제한된 ETF상품(시장 대표 지수가 아닌 반도체 등 특정 산업지수 추종 등)을 매매했다. 1건은 투자가 허용된 금융투자상품을 근무시간 중 주문해 적발됐다.
다만 이같은 점검 결과는 가상자산을 아예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있어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은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지만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현 스트래티지) 등 해외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간접 투자하고 있다.
정부는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해야 하는 금융상품으로 보고,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23년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재산등록 의무자는 가상자산도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의 재산등록 의무자는 이사장·상임이사·상임감사 뿐이다.
허 의원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굴리는 기금본부 임직원에게는 일반 공직자보다 엄격한 윤리의식과 이해충돌 방지 기준이 요구된다"며 " "기금본부 임직원의 가상자산 보유·거래 신고를 의무화하고 직무 관련 거래 제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주식과 마찬가지로 정기적인 가상자산 실태점검을 도입해 국민적 불신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