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준비해서 인사와라" 직원에게 1억 요구한 현직 축협 조합장

"10개 준비해서 인사와라" 직원에게 1억 요구한 현직 축협 조합장

이소은 기자
2026.08.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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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한 축협 조합장이 직종 전환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제보가 알려졌다. /사진=사건반장 캡처
경남의 한 축협 조합장이 직종 전환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제보가 알려졌다. /사진=사건반장 캡처

경남의 한 축협 조합장이 직종 전환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제보가 알려졌다.

지난 24일 방송된 '사건반장'에서는 일반 회사에 다니다 2016년 경남의 한 축협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는 A씨의 제보가 소개됐다.

A씨는 2020년 기능직으로 진급했다. 기능직은 급여가 호봉제라서 매년 월급이 조금씩 오르는 반면, 일반직은 과장이나 상무 등으로 승진할 기회가 넓어 축협에는 기능직에서 일반직으로 '환직'할 수 있는 인사제도가 있다.

지난달 A씨는 조합장 밑에 있는 상임이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네가 환직을 해야 하는데 누락이 돼 일단 밑에 있는 직원을 먼저 올리고 8월 초 후배와 같이 환직을 시켜주겠다"고 말했다.

이 통화 이후 상무와 팀장으로부터 '축하한다'는 인사까지 받았기에 A씨는 이번 환직이 거의 확정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틀 뒤 조합장으로부터 황당한 연락이 왔다.

조합장은 A씨에게 "팀장이 무슨 말 안 하더냐"고 물었고, A씨가 "상임이사와 팀장에게서 8월에 환직이 될 거란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조합장은 대뜸 "나한테 '인사'해야 한다는 소리는 안 하더냐"고 재차 물었다.

A씨가 "아버지께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한다"고 답했더니, 조합장은 "네가 어린아이냐. 돈을 들고 오든지 해야지, 왜 아버지 얘길 꺼내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네가 감사 인사를 해야지. 월요일까지 10개 들고 와"라고 명령조로 말했다. 조합장이 말한 '10개'는 1억원을 의미했다.

황당한 A씨는 "그럼 퇴직하겠다. 그렇게까지 할 건 아닌 것 같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5분 뒤 조합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와 1억원을 언급한 것에 대해 오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A씨는 결국 환직이 되지 않았다.

A씨는 "조합장에게 직접 전화가 올 거란 예상은 못했고, 상임이사와 상무·팀장이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환직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조합장이 돈을 요구해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합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돈 얘기를 했기 때문에 오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조합장 말대로 오해였다면 환직이 돼야 했다. 인사에 대한 최종 권한이 조합장에게 있는 만큼 달라는 돈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환직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합장은 '사건반장' 측에 "금요일에 전화해 월요일까지 1억원 가지고 오라는 말이 어떻게 진심이었겠느냐. 농담이었다. 다른 직원이 집까지 찾아와 해당 직원에 대한 환직을 부탁하기에 '인간적으로 테스트 한 번 해볼까' 해서 전화한 거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직 대상자 명단은 이미 그 전에 다 확정된 상황이었고, 해당 직원은 거론도 되지 않았다. 그만큼 돈을 많이 벌라는 뜻이었고, 돈을 많이 벌어야 인생이 성공한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A씨는 지난 11일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합장을 고소했고, 고소인 조사도 마쳤다고 밝혔다.

이에 조합장은 "아직 경찰로부터 연락받은 바가 없고, 추후 경찰 조사 때 다 밝히겠다. 잘못이 있다면 조합장 자리에서 물러나든지, 징계를 받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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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기자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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