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식적으로 영화관에 갓난아기는 데려오지 맙시다. 영화 보면서 분유 타 먹이고 트림시키고, 아기 달래고. 진짜 민폐예요."
최근 SNS(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갓난아기와 함께 영화관을 찾은 한 부모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누리꾼 A씨가 자신의 SNS에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관람하던 중 안쪽 자리에 앉은 한 부부가 갓난아기에게 분유를 타 먹인 뒤 트림을 시키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글을 올리면서다.
A씨는 이 부부가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과정에서 주변 관객에게 잠시 비켜달라고 요청했으며, 상영관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계단 아래에서 아이를 달랬다며 "그 정도로 어리면 영화관에 안 데리고 오는 게 맞지 않냐"고 토로했다.
목격담 속 부부가 데려온 아이의 정확한 월령은 확인되지 않지만, A씨가 전한 정황에 따르면 생후 4~6개월 정도의 아기로 추정된다.
이 시기의 아기는 오랜 시간 조용히 한자리에 머물기 어렵고, 갑자기 울고 보채는 것은 물론 수유나 기저귀 교체가 필요할 수도 있다. 부모가 동반하더라도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하거나 주변 관객의 영화 관람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누리꾼들은 "잠깐 아이 맡기고 보면 안 되냐" "'영화가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이라는 짠한 마음도 들지만 이건 아니다" "영화도 보고 싶고, 애도 봐야 하고 너무 이기적이다" 등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국내 주요 영화관의 경우 48개월 미만의 아기는 보호자가 동반하고 함께 착석할 경우 일반 상영관에 무료 입장할 수 있다. 등본, 건강보험증 등 아이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를 제외한 12세·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도 관람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입장 기준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호자만 동반하면 어린 아이가 12세·15세 관람가 영화를 볼 수 있는 현행 기준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영화관 관계자는 "'아기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영화관 동반 입장을 제한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소음 등 다른 관객에게 불편을 끼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퇴장 등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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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에티켓을 넘어 영화관이라는 환경 자체가 영유아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유아가 영화관에서 큰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영·유아의 귓구멍(외이도)은 성인보다 좁고 짧아 같은 크기의 소리도 귀 내부에서 더 크게 증폭돼 강하게 전달된다. 또 청각이 발달 중이기 때문에 소음에 더 취약하다.
미국소아과학회(AAP) 등 소아 청각 전문가들은 소음 노출을 줄이고, 큰 소리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영·유아에게 안전한 소음 수준은 조용한 사무실 수준인 50데시벨 이하다.
소음의 크기뿐 아니라 노출 시간과 반복 여부 등이 아이의 청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70데시벨 이상(작동 중인 진공청소기 소리 수준)의 소리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청력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120데시벨 이상의 소음은 짧은 시간의 노출만으로도 청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영화관의 일반적인 음량은 70~100데시벨 수준이다. 영화에 따라 순간적으로 더 큰 소리가 나기도 하기 때문에 영·유아를 동반할 경우 귀마개, 헤드셋 등 청력 보호 장비 사용이 권장된다.
청력 손상은 즉시 발생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뇌의 언어 발달과 사회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아기와 함께 영화를 보려는 부모 사이에서는 자동차 극장이나 프라이빗 상영관 등 다른 관객과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주요 영화관은 지점별로 독립된 공간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프라이빗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면이 통유리로 된 상영관 내 별도 공간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좌석은 개별적으로 영화 음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CGV는 2~4인이 이용하는 10~20만원대 '프라이빗 박스'를, 메가박스는 8~10인용 50~60만원대 '부티크 프라이빗'을 운영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4~6인을 위한 10~15만원대 '씨네패밀리' 좌석을 운영 중이며 서울 송파구 잠실 월드타워점에는 2~4인용 부스형 좌석이 있는 슈퍼플렉스 상영관도 있다.
이 같은 프라이빗 상영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가격이 비교적 높지만, 아이와 함께 이용한 관객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출산 5개월 차의 30대 여성 장모씨는 최근 서울의 한 프라이빗 상영관을 이용했다며 "아기를 유아차에 태워서 들어갔는데, 영화 중간에 아이가 칭얼대도 신경 쓰이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라이빗 영화관마다 볼륨 조절이 가능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어 혹시 몰라 아기를 위한 소음 차단 헤드셋도 챙겼다"며 "출산 후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