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운 A씨는 아이가 성인이 된 뒤 전 배우자에게 과거 양육비를 나눠 부담하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다. 그런데 전 배우자는 아이가 이미 성인이 된 지 10년이 넘었다며 그동안 청구하지 않은 양육비를 줄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A씨는 뒤늦게라도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과거 지급 방법을 미리 정하지 않은 양육비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24년 7월 대법원은 과거 양육비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자녀가 성년이 된 때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혼 후 자녀를 도맡아 키운 부모가 상대 배우자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무제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부모는 1971년 결혼한 후 이듬해 자녀를 낳았다. 하지만 자녀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별거했고 이후 이혼했다. 자녀는 한쪽 부모가 홀로 양육했지만 당시 양육비에 대해 정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흘러갔다. 양육을 맡은 부모는 자녀가 성인이 된 지 20년이 훌쩍 지난 2016년에서야 상대방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했다.
종전 대법원 판례는 과거 양육비의 구체적인 액수가 당사자 사이의 합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정해지기 전에는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구체적인 액수를 정하지 않았더라도 자녀가 성년이 된 뒤 10년이 지나면 과거 양육비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다면서 양육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 청구권에도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다.
대법원은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부모의 양육의무가 계속되는 만큼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봤다. 자녀가 성년이 된 이후에는 이혼한 상대방 배우자가 지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가 끝나고 과거 양육비의 범위도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된다. 이런 점과 함께 대법원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과거 양육비의 지급 여부나 구체적인 액수를 확인하기 어려워지는 점도 고려해 자녀가 성년이 된 이후부터 양육비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10년으로 진행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부모 사이에 과거 양육비의 구체적인 금액이나 지급 방법이 미리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 관한 것임을 주의해야 한다. 이미 법원의 판결이나 심판, 당사자 사이의 합의 등을 통해 지급 의무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양육비는 각 상황에 맞춰 별도의 소멸시효 법리를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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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양육비를 현재에 와서 청구하려는 부모라면 자녀가 성년이 된 시점과 양육비 지급에 관한 기존 합의나 가정법원에서의 결정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 이에 따라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것은 아닌지 파악하고 만약 양육비 지급에 대한 것을 정한 적이 없다면 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에 그동안 청구하지 않았던 과거 양육비를 청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