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남자 테니스 역대 최고의 스타의 마지막이었다. 니시코리 게이(36·일본)가 자신의 현역 마지막 메이저 무대에서 20세 후배에게 패하며 은퇴했다.
일본 매체 '웹 스포르티바'는 3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6 US오픈 남자 단식 예선 최종 결승전 직후 니시코리의 마지막 순간을 집중 조명했다.
니시코리는 일본 테니스의 차세대 기수이자 자신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신성 사카모토 레이(20·157위)와 본선행 티켓을 두고 격돌했지만, 세트 스코어 0-2(4-6, 6-7)로 석패하며 마지막 그랜드슬램 도전을 마감했다.
매체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벤치에 앉은 니시코리는 "마지막 촛불의 불꽃을 그가 꺼주었다"며 "다른 선수에게 패하는 것보다 (사카모토에게 져서) 훨씬 다행이고 좋았다"며 후배의 본선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승리를 거둔 사카모토 역시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사카모토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US오픈에서 활약하던 니시코리의 모습을 TV로 보며 자랐다. 그는 내 영웅이자 우상"이라며 "수많은 일본 선수가 그의 발자취를 쫓고 있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실제로 사카모토는 니시코리가 걸어간 길을 고스란히 밟아온 특급 유망주다. 과거 소니 아메리카 모리타 마사아키 전 회장이 창설한 펀드의 지원을 받아 15세의 나이에 미국 IMG 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니시코리와 직접 훈련하며 조언을 얻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18세의 나이로 라파엘 나달보다 빠르게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던 니시코리는 전성기 시절 세계 랭킹 4위까지 오르며 2014년 US오픈 준우승이라는 아시아 남자 테니스 사상 최고의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2022년 고관절 수술 이후 발목, 무릎, 허리, 어깨 등 잇단 부상에 시달렸고 세계 랭킹이 500위권 밖까지 급락하자 지난 5월 2026시즌을 끝으로 20년 현역 생활을 마감하겠다고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과거 사생활 논란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니시코리는 지난해 6월 일본 매체 '주간문춘'의 보도로 모델 출신 여성과 2년 반 동안 불륜 관계를 유지해 온 사실이 폭로돼 큰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20년 모델 출신 아내 미즈키 아코와 결혼해 두 자녀를 둔 상황에서 터진 일이라 충격은 더 컸다. 당시 니시코리는 자필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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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선언 당시 가족을 향한 감사와 함께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니시코리는 이번 US오픈 예선 1회전과 2회전을 모두 무실세트로 완파했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자신을 동경하며 자란 후배 사카모토에게 본선 티켓과 함께 일본 테니스의 미래를 넘겨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