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히 열을 내거나 식히는 장비는 쉽게 만들 수 있죠. 저희 부하기는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나 냉각수가 실제로 작동하는 것과 똑같이 특성·유량·압력·온도를 구현했습니다."
정부가 2027년도 예산에서 책정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인공지능) 칩 '베라 루빈'의 가격은 랙 1개 기준 275억원.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6억원을 조금 넘는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17채에 달하는 가격이다. 앞으로의 데이터센터는 이런 고가의 설비를 운용해야하는 만큼 냉각과 전력공급 등 적절한 환경을 마련해야만 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양천구 KT클라우드 목동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클라우드 관계자는 그에 대한 해답을 자체 실증설비로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버에 부하를 발생 시킬수 있는 자체 개발 설비인 '부하기' 덕분에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인 B200이나 한 동 값인 베라 루빈 같은 서버가 제대로 구축됐는지 설치 전에 검증할 수 있다"며 장점을 소개했다.
KT클라우드는 목동 데이터센터 내에 △고성능 GPU △액체 냉각 △AI 네트워크 등을 실험할 수 있는 실증 공간 'AI 이노베이션 센터'를 뒀다. KT클라우드는 부하기를 활용해 이 공간에 랙당 140㎾(킬로와트) 수준의 전력·열 부하 환경을 구현했다. KT클라우드는 실제 서버를 설치하지 않고도 전력·냉각 설비가 원하는 수준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KT클라우드는 자사 데이터센터의 세 가지 장점으로 △안정성 △경제성 △확장성을 소개했다. 전력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장애 발생 시 최적의 복구 경로를 탐색하는 '패스 파인더'(Path Finder)도 있다.
양천변전소로부터 공급받는 전력에 문제가 생기면 목동변전소로부터 받고 둘 다 끊기면 자체 발전기를 돌리는 이중 안전망을 구축했다. KT 관계자는 "발전실 내 3900㎾ 디젤 발전기 12대로 총 4만6000㎾의 용량을 생산할 수 있다"며 "정전 발생 시 30초 안에 비상 발전기가 자동 가동돼 1분 안에 전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경제성은 효율적인 열 관리로 잡는다. KT클라우드는 기존 공기냉각 방식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고밀도 데이터센터에 'D2C'(Direct-to Chip) 액체 냉각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GPU처럼 발열이 집중되는 칩 표면에 냉각판을 직접 접촉시키고 그 안으로 냉각수를 흘려 열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KT 관계자는 "칩과 냉각수가 직접 닿진 않지만 열전도율이 높은 냉각판을 사용해 냉각 전력 소비를 20~30%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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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띈 건 4층부터 옥상까지 뚫린 빈 공간 '에어터널'이었다. 외부 찬 공기를 서버실 내부로 유입시키기 위한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벽에 달린 그릴 모양의 창으로 들어온 외부 공기는 항온항습기로 연결돼 서버를 식히는 데 쓰인다. KT 관계자는 "에어터널 덕분에 에너지 효율을 30% 개선하고 PUE(전력효율지수)를 1.4까지 끌어내렸다"며 "1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운영되며 섭씨 15도 이상인 경우에는 외부 공기 유입이 차단되고 내부 구동 방식으로 자동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 버티브 등 전문기업과 협업하기도 한다. 설비 단순 공급을 넘어 설계 단계부터 각 분야 전문 기업과 협력한다. LS일렉트릭과는 모듈형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공동 연구하고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에 맞춰 주요 전력 설비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협업체계를 구축한다. 버티브와는 전력·액체 냉각·모듈형 인프라를 함께 고려한 설계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군산 AIDC에도 모듈형 인프라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