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일 먹었는데 효과 없어" 환자 호소...알고보니 약병 헷갈려 조제 실수

"88일 먹었는데 효과 없어" 환자 호소...알고보니 약병 헷갈려 조제 실수

정기종 기자
2026.08.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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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누메트·제미메트 혼동해 일부 환자 투여…
라코르 대신 나프민에이 88일 복용 사례도
"닮은꼴 의약품, 이름 확인해야" 환자안전 주의경보

/자료=의료기관평가인증원
/자료=의료기관평가인증원

모양이나 포장이 비슷한 의약품을 잘못 조제하거나 투여하는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주의경보를 발령했다. 실제 다른 의약품을 88일 동안 복용한 뒤 뒤늦게 조제 오류를 발견한 사례도 확인됐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유사 의약품 투여 전 확인 필요' 시리즈의 두 번째로 '유사 외관'을 주제로 환자안전 주의경보를 발령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사 외관 의약품은 모양이나 제형, 포장 등이 비슷해 의료현장에서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이다. 인증원은 지난달 이름의 발음이 비슷한 의약품으로 인한 사고를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외관이 비슷해 발생한 실제 환자안전사고 사례와 예방수칙을 공개했다.

첫 번째 사례에서는 약제실에서 '자누메트정' 대신 외관이 유사한 '제미메트정'을 조제해 병동으로 보냈다. 이후 오류를 인지해 병동에 알리고 전량 회수한 뒤 올바른 의약품을 다시 조제했지만 이미 일부 환자에게 잘못된 의약품이 투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해당 환자들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장기간 잘못된 의약품을 복용한 사례도 있었다. '라코르정'을 처방받은 환자에게 약병 외관이 유사한 '나프민에이정'이 잘못 조제됐다. 환자는 이를 88일 동안 복용했고 다음 외래진료에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면서 조제 오류가 확인됐다. 이후 올바른 의약품인 라코르정이 처방·불출됐다.

인증원은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외관이 비슷한 의약품 목록을 별도로 만들어 관리하고 의약품 이름이 잘 보이도록 서로 분리해 보관할 것을 권고했다.

의료진에게는 투약 과정에서 정확한 환자와 의약품, 용량, 투여 경로, 투여 시간을 확인하는 '5가지 확인사항'을 주기적으로 교육하도록 했다. 환자와 보호자도 자신이 투여받거나 복용하는 의약품의 이름과 모양을 인지하고 평소와 다를 경우 의료진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서주현 중앙환자안전센터장은 "유사 외관 의약품으로 인한 투약오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의 보관, 조제, 투여 전 과정에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환자와 보호자 역시 평소 복용하던 의약품과 이름이나 모양이 다르다고 느껴질 경우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작은 실천이 환자안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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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정기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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