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고면역원성 백신, 예산 반영 노력"

고령층을 대상으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을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에 반영해야 한단 제언이 이어진다. 고령층의 표준 백신 접종률이 80% 이상에 달하지만, 타 연령층 대비 예방 효과가 낮단 점을 고려해 강화된 백신 지원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송준영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 정책 관련 토론회에서 "특히 75세 이상에서 입원율과 사망률이 모든 연령군 중 압도적으로 높다"며 "이미 높은 접종률을 달성한 만큼 실질적으로 높은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다음 단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국내 65세 이상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80%대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접종률인 75%를 웃돈다. 다만 예방 효과는 타 연령층보단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03~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초과사망률에 따르면, 매년 인구 10만명당 6명이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초과 사망했고 사망자는 65세 이상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표준 백신은 젊은 성인 연령대에선 60~80%의 예방 효과를 보이지만 그 이상 고령층에선 예방 효과가 50%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의료계에선 고면역원성(고용량·면역증강) 백신의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온다. 이날 송 교수가 제시한 해외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면역증강 백신은 입원이 필요한 중증 감염이나 폐렴을 동반한 감염에 대해 표준 백신 대비 25~46% 더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량 백신이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증 감염에 대해 표준 백신 대비 예방 효과가 31.9% 더 높단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대한감염학회도 2023년 관련 지침 개정을 통해 고령층에 대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의 우선 접종을 권고한 상태다. 송 교수는 "고면역원성 백신의 상대적 예방효과와 국내 질병 부담 등을 고려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가적 편익을 위해 75세 이상 고령자, 요양시설 거주 65세 이상 고령자를 우선적으로 단계적 고면역원성 백신 도입이 현실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은 국가 프로그램과 주정부별 공공지원 체계 등을 통해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도 각각 75세 이상, 장기요양시설 거주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2026~2027절기부터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도입했다.

황위청 대만 린커우 창겅기념병원 소아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백신 관련 국제 접종 권고사항을 봐도 안정성과 비용효과성 등 측면에서 고면역원성 백신 접종이 강하게 권고되고 있다"며 "강화된 인플루엔자 백신 도입 등 고령자를 위한 신규 백신을 NIP에 포함하는 건 초고령 사회 국가가 당면한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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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도입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앞서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9가 백신 전환, 고령층 폐렴구균 백신의 PCV(단백결합백신) 전환과 함께 고령층 면역원성 백신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고면역원성 백신의 NIP 도입은 내년 예산안엔 반영되지 않았다.
정통령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그간 고령층 백신 국가사업은 해외보다 신규 백신 도입이 늦어지는 등 소아 관련 사업만큼 앞서가진 못했다"며 "75세 이상에 대해 고면역원성 백신을 우선 도입하고 대상 연령을 낮춰가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 편성에 대해 국회와 지속해서 소통 중으로, 이른 시일 안에 진전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