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PU기업 "엔비디아 H200 성능 추월"…美 수출허가 10개월만

中 GPU기업 "엔비디아 H200 성능 추월"…美 수출허가 10개월만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10.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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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엔비디아 H200의 중국 수출을 조건부 허가한 지 약 10개월 만에 중국 기업이 자체 개발한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성능이 H200을 넘어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체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 중국에서 국산 GPU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특정 AI 작업에서의 성능 비교인 만큼 실제 데이터센터 운영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AI 반도체 기업 톈수즈신(Iluvatar CoreX)은 신형 GPU '톈가이 300'이 엔비디아 H200과 대등하거나 일부 AI 작업에서 더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톈수즈신, "이미지·동영상 생성에서 H200 앞서"

톈수즈신은 지난 28일 중국 매체들을 대상으로 한 시연에서 텍스트 기반 이미지와 동영상 생성 등 복잡한 멀티모달 작업에서 H200을 앞서는 성능을 선보였다. 중국 기술매체 신즈쉰에 따르면 즈푸AI의 GLM-5.3 모델을 활용한 이미지 생성 시험에서 톈가이 300은 작업 완료율 100%, 초당 이미지 생성량 0.101장을 기록했다. H200은 완료율 87.5%, 초당 0.086장이었다. 다만 톈가이 300의 작업 완료 시간은 H200보다 0.64초 길었다.

이는 앞서 공개된 제3자 성능시험 결과와도 유사하다. 중국 국유기업 계열 상하이이뎬이 실시한 시험에서 톈가이 300은 일반적인 배치 환경을 기준으로 H200의 1.05배에 달하는 처리량을 기록했다. 지난 7월 공개된 톈가이 300은 중국산 범용 GPU 가운데 처음으로 실제 시험에서 H200과 대등한 성능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금융매체 화얼제젠원에 따르면 톈가이 300은 혼합전문가모델(MoE) 추론 처리량에서도 H200보다 15% 높은 성능을 보였다. 긴 텍스트를 처리할 때 첫 번째 토큰을 생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30% 단축했다.

[타이베이(대만)=AP/뉴시스]2026년 6월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 및 기술박람회 중 하나인 컴퓨텍스 타이베이 전시회에 설치된 엔비디아 로고
[타이베이(대만)=AP/뉴시스]2026년 6월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 및 기술박람회 중 하나인 컴퓨텍스 타이베이 전시회에 설치된 엔비디아 로고

이번 성능 시연은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정책 변화와 맞물려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H200의 중국 수출 허가 방침을 발표했다. 이어 올해 1월 미국은 수출허가 심사 기준을 변경해 기존의 원칙적 거부 방침을 개별 심사 방식으로 전환했다.

다만 수출 허가에는 엄격한 조건이 붙었다. 미국 내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없어야 하고 중국 구매기업은 수출통제 준수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제품의 성능과 보안에 대한 미국 내 제3자 검증도 요구됐다. 미국의 수출 허가는 중국 시장에서 자국 반도체 기업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첨단 기술에 대한 통제도 지속하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자체 반도체 생태계 속도전…실제 성능은 추가검증 필요

중국의 반응은 복합적이었다. 중국 AI 기업들은 고성능 GPU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H200 도입을 원했지만 당국은 미국산 반도체에 대한 의존 확대를 경계하는 모양새였다. 미국산 GPU에 대한 의존이 심화되면 엔비디아의 하드웨어뿐 아니라 AI 개발에 널리 사용되는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도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중국은 고성능 반도체를 제한적으로 도입하면서 국산 제품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을 택했다. 지난 1월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기술기업의 H200 구매를 조건부로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8월엔 엔비디아가 새로운 미국 수출규정에 따라 중국에 H200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의 첫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중국 기업들은 자체 GPU 개발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냈다. 화웨이와 캠브리콘을 비롯해 톈수즈신, 비런커지, 무시구펀, 쑤이위안커지, 무어스레드 등이 국산 기술 개발에 나섰다. 톈수즈신은 올해 초 홍콩 증시에 상장한 뒤 기술 개발과 상용화 확대에 나섰다. 2년 안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 플랫폼을 추월하겠다는 GPU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그리고 이달 일부 영역에서 H200를 넘어섰다는 자체 성능 시연에 나선 셈이다.

다만 톈수즈신이 공개한 성능 수치는 특정 시험 환경에서 측정된 결과다. 상하이이뎬의 제3자 시험에서도 H200과 대등한 처리량을 기록했지만 이를 GPU의 종합적인 성능 우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SCMP는 중국 GPU 기업들이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좁히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톈수즈신이 실제 상용화 실적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톈수즈신은 이달 초 톈가이 시리즈 GPU가 1만개 규모의 구축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개별 칩의 성능 시험을 넘어 대규모 시스템 공급과 운영, 유지보수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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