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기부 상위 20인 기부액 60% 쏠린 공화당 상·하원서 모두 패배
머스크가 2억달러 쓰며 지원한 텍사스 후보 '낙선', 링크드인 리드 호프먼 지원한 탈라리코가 '승리'

이번 미국 중간선거는 역대 가장 비싼 선거로 불릴 만큼 천문학적 선거자금이 투입됐다. 선거자금 추적단체인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총 비용이 119억달러(약 16조원)로 이중 억만장자들이 포함된 상위 20인의 기부금이 20억달러에 달했다. 규제 환경을 유리하게 하고 의회 권력 유지를 돕는 등 기부 목적도 다양했다.
이들의 '정치 투자' 성적표도 판이하게 갈렸다. 막대한 자금을 텍사스에 쏟은 공화당이 패배하는 등 돈과 선거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걸로 나타났다.
전통 보수 진영, 기술업계 후원 업고도 공화당 '패배'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간선거 상위 20대 기부자' 중 1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였다.
머스크는 이번 중간선거에 역대 최대인 총 4억6400만달러(약 6366억원)를 기부했다. 그의 자금은 공화당 지원에 집중됐다. 머스크뿐 아니라 상위 기부자 20인 기부액 중 약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 이상)가 공화당에 쏠리기도 했다.
천문학적 후원을 받고도 공화당은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빼앗겼다. 이에 머스크의 '정치적 리스크'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미 하원 의원들은 중간선거서 승리할 시 머스크의 정부효율부 재임 당시 활동 등을 조사하겠다고 지난달 예고한 바 있다.
중간선거 기부 2위이자 세계 최대 트레이딩 업체 수장인 리처드·엘리자베스 유라인 부부(1억5000만달러)도 공화당에 오래 기부해 왔다. 공화당엔 막강한 전통 거액 후원자들도 있다. 트레이딩 회사 서스쿼해나의 공동창업자 제프 야스는 1억1040만달러, 미리엄 애덜슨은 6760만달러, 폴 싱어는 5360만달러, 코크 인더스트리스는 4700만달러를 각각 내놓았다.
민주당 진영에선 헤지펀드 투자자 출신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와 아들 알렉산더 소로스가 핵심이다. 이들 부자는 1억340만달러를 기부했다.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8480만달러를 내놓으며 상위 10위에 들었다.
머스크 정치 투자 실패?…'공화 텃밭' 텍사스 팩스턴 후보 '고배'

개별 후보별로는 머스크가 전폭 지원한 공화당 텍사스 상원 팩스턴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머스크가 팩스턴 후보 지원에 쓴 돈만 2억달러 이상이다.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 텃밭인 텍사스에서 승리를 거뒀다.
가디언에 따르면 탈라리코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일론 머스크가 상원 의석을 사려고 한다"며 선거 운동 당시 꼬집었었다. 그러면서 그는 "머스크는 우리의 땅, 물, 세금, 상원까지 원한다"며 "텍사스는 팔 수 없다"고 비판했다. 탈라리코는 100달러 미만 '풀뿌리 모금'으로 지난 7~9월 6400만달러를 모금했다며 팩스턴보다 세 배 많은 금액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승리한 탈라리코를 지원한 건 링크드인 공동창업자이자 민주당 성향 기술 투자자인 리드 호프먼이다. 그는 이번 선거서 4180만달러를 기부했는데 이중 1650만달러가 탈라리코 지원에 쓰였다.
AI·가상화폐 유리한 규제 만들려…'빅머니'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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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다른 거물들도 올해 중간선거 정치자금 경쟁에 뛰어들었다. 벤처캐피털 회사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의 두 창업자는 회사 자금 등을 합쳐 1억164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들은 가상화폐 업계를 대변하는 슈퍼팩 페어셰이크와 AI 산업에 우호적인 입법을 추진하는 리딩 더 퓨처의 주요 후원자다.
리딩 더 퓨처가 지원하는 후보는 민주당이 15명, 공화당이 25명 이상이다. 개별 후보가 누구인진 알려지지 않았으나 AI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방향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목적이다. 오픈AI 공동창업자 그렉 브록먼과 아내 애나도 여기에 5000만달러를 기부했다.
가상화폐 업계도 이번 선거 주요 자금줄이었다. 리플랩스와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르센은 7310만달러, 코인베이스는 553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들 기업은 페어셰이크의 핵심 후원자이기도 하다. 페어셰이크는 오하이오주 민주당 전 상원의원 셰러드 브라운 후보의 상원 복귀를 막기 위해 약 4600만달러를 지출했다. 가상화폐 업계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브라운은 이번 선거서 공화당 텃밭인 오하이오에서 승리하며 상원의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