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아차 'K7' 탄생, 진짜 주인공은?

[현장+]기아차 'K7' 탄생, 진짜 주인공은?

박종진 기자
2009.11.25 15:07

5년간 함께 피땀 흘린 부품사… 출시 행사장에서는 '손님'

↑ 24일 저녁 기아차 K7 출시행사가 열린 서울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 몰린 인파. ⓒ유동일 기자
↑ 24일 저녁 기아차 K7 출시행사가 열린 서울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 몰린 인파. ⓒ유동일 기자

24일 저녁 서울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기아차(161,700원 ▼6,800 -4.04%)가 야심차게 선보인 최초의 준대형 세단 'K7' 신차발표회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스포트 라이트는 이미 사전계약 대수만 8000대를 훌쩍 넘긴 'K7'과 자리를 함께 한 한류스타 이병헌에게 쏠려 있었다.

행사장 한 쪽에는 이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따로 있었다. 바로 'K7'에 들어가는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 사장단이 바로 주인공이다. 'K7'이 공개되자 이들은 앞 다퉈 개발기간 동안 고생했던 무용담을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한 부품업체 대표는 "우리가 볼 때는 똑같은 것 같은데 4번을 '빠꾸'(퇴짜) 놓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협력사 대표는 "처음에는 성능이 기준 미달이라고 닥달해서 밤잠 못자고 성능을 개선했더니 이번엔 디자인이 '개판'"이란 핀잔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비록 그들이 'K7'을 낳은 생모는 아니지만 5년이란 긴 개발기간 동안 동고동락하며 쌓인 '기른 정'이 여기저기서 묻어났다. 한 참석자는 보닛을 열어 여기저기를 꼼꼼히 살피는가 하면 다른 참석자는 직접 차에 올라 타보며 신차 품평을 아끼지 않았다. 내장재를 납품하는 한 업체 사장은 어떤 부품을 공급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운전석에 앉아 일일이 손으로 가리키며 열변을 토했다.

2만여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 이제 한 회사의 노력만으로는 '명차'가 탄생할 수 없다. A협력사 사장은 "현대·기아차 신차에 첨단장치가 대폭 늘면서 전기전자 장비 등도 따라서 복잡해지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부품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부품사들도 요구 수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몽구 회장이 부품사와의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기아차가 국내서 각종 정기적 기술협력 세미나를 개최하고 최근 중국 진출 협력사를 상대로 품질경쟁력 확보 세미나를 연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이날 신차발표회는 2%가 부족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에쿠스 출시 행사장에서 직접 취재진 앞에서 "협력사들이 너무 고생해줬다"며 손수 협력사들을 챙겼다. 공교롭게도 정 회장은 이날 일정이 겹쳐 자리를 함께 하지 못했고 이를 대신해 주는 이가 없었다.

또 행사장 한쪽 구석에 마련된 협력사 존(Zone)은 그들의 노고와 열정을 가두기에는 너무 좁아 보였다. 행사장을 나서던 한 부품회사 대표의 말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는 손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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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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