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컨소, 쌍용차 인수 진정성 있나

닛산 컨소, 쌍용차 인수 진정성 있나

민경문 기자
2010.06.29 08:16

회계 자문사조차 선정 안해…조단위 인수 비용 감당'회의적'

더벨|이 기사는 06월25일(13:3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닛산이 주도하고 있는 닛산-르노삼성 컨소시엄(이하 닛산)은 쌍용자동차 인수 후보 가운데 인수 시너지나 지명도 등에서 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과거 상하이차와 같은 쌍용차 기술 유출 우려도 없다.

하지만 그동안의 닛산 행보를 볼 때 과연 인수 진정성이 있는 지에 대한 회의론은 만만치않다. 일각에서는 예비입찰 마감 직전 갑작스레 제안서를 제출한 닛산은 쌍용차 채권 회수에 절박한 산업은행이 딜의 흥행 차원에서 끼운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인수의향서(LOI) 제출만으로 진의를 알아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입찰개요서(IM)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500만원에 불과해 경쟁사의 단순 검토 차원에서 참여하는 후보들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닛산의 ‘인수 진정성’ 논란은 현재 진행중인 예비 실사에서 배가되는 분위기다.

실사 마감은 내달 16일까지로 3주 남짓 밖에 안 남았지만 닛산은 회계 자문사조차 아직 선정하지 않았다. 영안모자 등 여타 인수후보들이 회계법인과 함께 예비실사를 진행중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쌍용차와 같은 법정관리 딜의 경우 본입찰 이후 가격조정이 쉽지 않다”며 “그만큼 예비 실사 과정에서 정확한 밸류에이션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회계법인조차 선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닛산 측은 회계 자문사 선정을 위해 삼일PwC, 언스트앤영 등과 협상중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쌍용차 창원 엔진공장과 평택공장에 대한 현장 실사도 진행되지만 이를 위한 별도의 기술 자문 역시 선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에 대한 닛산의 모호한 자세는 최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의 공식 발언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곤 회장은 “쌍용차가 르노삼성의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시설 확장 투자보다 저렴한 옵션이라고 판단될 경우에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관심은 있지만 철저히 조건을 따져 인수하겠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2009년 말 현재 쌍용자동차의 정리채권 규모는 7432억원(이자 포함). 쌍용차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이 최소 그 정도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인수한 뒤 1~2년 정도는 적자를 감수하며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운전자금을 고려하면 총 비용은 조단위에 이를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연 30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쌍용차의 경우 연 22만대)을 설립하는데 7억~10억 달러 가량이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쌍용차 인수가 최선의 대안은 아닐 수 있다. 3000명에 육박하는 강성 노조 역시 곤 회장으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지난 2000년 4조원 이상 투입된 삼성차를 지난 고작 6150억원이라는 헐값에 인수하는 수완을 발휘했던 르노그룹이다. 쌍용차의 경우 역시 부채 탕감을 해준다던가 저리 융자 조건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쉽사리 나서지 않을 거란 평가다. 닛산 측이 별도의 재무적투자자(FI)를 참여시켜 자체 투자 자금은 최소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얼마나 비용이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쌍용차 인수에 섣불리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결국 본입찰 참여 여부에 따라 닛산의 속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 실사를 마친 인수후보들은 구속력 있는 입찰서를 2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정밀실사 후 가격 조정(가능한 경우) 범위는 5%내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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