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독한 LG' 해외법인에 칼 댄다

구본준 '독한 LG' 해외법인에 칼 댄다

김태은 기자
2011.09.20 05:11

미국법인 필두로 주재원 수 감축·조직효율화 작업 시작

LG전자가 해외법인의 체질개선작업에 나선다. 휴대폰과 TV 등 주요 제품의 최대 시장인 미국을 담당하는 현지법인이 첫 대상이다. LG전자의 조직효율화 작업이 휴대폰사업부를 넘어 전방위로 확대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19일LG전자(118,400원 ▲1,200 +1.02%)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이날 주재한 경영회의에선 LG전자 미국법인의 인력감축과 조직효율화에 대한 안건이 다뤄졌다. 본사에서 파견된 인력, 즉 주재원수를 30~50% 감축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최근 미국법인들에 대해 한달 이상 강도높은 감사를 진행했다.

우선 주재원 근무로 발생하는 간접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주재원들은 인건비 외에 주거지 마련과 자녀교육 등에 필요한 비용을 일부 혹은 전부 회사로부터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주재원보다 간접비 발생이 적은 현지인력 위주로 법인을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것도 LG전자가 해외법인의 체질개선에 나선 이유 중 하나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전체적인 비용부담도 덜 수 있다.

LG전자는 1962년 라디오를 수출하면서 미국시장에 진출한 후 뉴저지에 현지법인 LGEUS를 두고 TV와 컴퓨터, 생활가전 등을 총괄하고 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부문을 담당하는 LGEMU, 앨라배마주 헌트스빌에 무선통신 고객을 지원하는 서비스센터 LGEAI를 별도로 뒀다.

LG전자는 남미와 유럽 등 다른 해외법인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올 연말까지 주요 해외법인 4~5곳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인력조정과 조직개편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자업계는 LG전자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휴대폰사업부문에 집중됐던 사업구조 재편과 인력조정이 다른 사업본부와 해외법인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LG전자 내부에서는 해외법인과 함께 국내 사업본부에 대해 중폭 이상 조직개편이 조만간 단행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LG전자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 산하 중국 베이징의 연구·개발(R&D) 조직을 옌타이 조직으로 이전하는 한편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R&D 조직의 폐쇄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내 사업부에서도 관리인력을 중심으로 1000명 안팎을 재배치하는 방안이 유력, 사실상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출의 80%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외법인 조직의 효율화를 시급한 과제로 삼았다는 전언이다.

LG 관계자는 "아직까지 해외법인과 국내 사업부가 100% 완벽하게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진정한 글로벌경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 설정이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이번 해외법인의 조직효율화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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