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5년만에 '희망퇴직' 받는다

단독 대한항공, 5년만에 '희망퇴직' 받는다

김지산 기자
2011.10.18 05:02

작년 사상 최대 흑자경영에도…선제 위기 대응 포석·재계 파장 '촉각'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을 통한 인적구조조정에 나선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상반기에도 14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상태에서 인력감축에 나서는 것이어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대한항공(24,700원 ▲450 +1.86%)은 조만간 전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공고를 내고 인력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강제성이 있는 명예퇴직은 아니고 희망자에 한해 퇴직신청을 받을 계획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인적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2006년 5월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만35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한항공은 이번에도 30대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앞서 2001년 589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경영위기가 최고조에 달하자 임원의 경우 전체 20%에 해당하는 25명, 직원은 모두 1000명을 감원하는 등 대대적으로 인력을 줄였다. 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창궐하고 이라크전이 발발한 2003년에 이어 2004년까지 2년 연속 명예퇴직을 통한 위기돌파를 시도했다.

재계는 그러나 대한항공이 지난해 매출 11조4592억원, 영업이익 1조1192억원, 순이익 4684억원을 각각 달성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올 상반기에도 이익을 낸 상황에서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대체적인 시각은 대한항공이 위기대응을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초부터 유가급등과 일본 대지진, 환율급등 등 연이은 악재로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한항공이 미리 위기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 12조4700억원, 영업이익 1조2800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이 이에 못미치는 등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대한항공의 올해 실적 예상치를 매출 11조2304억원, 영업이익 5634억원으로 보고 있다. 곧 대한항공의 인력조정은 이같은 항공산업의 업황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재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유가와 환율 등 거시적 환경에 민감한 업종"이라며 "대한한공이 내년 경영여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세계의 공장' 중국의 성장성 둔화 등 세계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인적구조조정을 포함한 경영을 유연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다.

재계는 대한항공이 이번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평균 근속연수를 낮춰 인사에서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4년까지 'A380' 10대를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상반기에 승무원, 기술인력 등 1700명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도 1000명을 더해 올해 27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재계 일각에선 흑자를 내는 대한항공의 구조조정을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파급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판단이 후퇴한 점을 감안할 때 구조조정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대기업 가운데 공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곳은한진중공업(25,900원 ▲600 +2.37%)이 유일했다.LG전자(118,400원 ▲1,200 +1.02%)의 경우 휴대폰사업의 부진으로 10% 안팎의 인력을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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