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9시 삼성 '스마트TV' 접속 차단
10일 오전 9시 KT가 자사의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하는 고객 가정의 스마트TV 접속을 차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KT는 피치 못한 용단으로 얘기한다. 하지만 KT는 스스로 한 약속을 어겼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KT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2월26일 발표한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지키기로 약속했다.
망중립성의 5대 기본원칙은 △이용자의 권리 △인터넷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 △합법적인 콘텐츠 및 망에 위해 없는 기기의 차단 금지 △합법적인 콘텐츠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금지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 등이다.
즉 인터넷 이용자는 망에 위해를 주지 않는 기기로 합법적인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망의 보안성과 안정성을 해치거나 일시적 과부하가 일어나는 경우 등에는 통신사가 망 트래픽을 조절해 일시적으로 망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럴 경우에는 망 사업자가 트래픽 관리의 목적과 범위·조건·절차·방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다시 말해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 앱을 차단하려면 이 서비스로 인해 어느 정도의 과부하가 걸리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런 조치가 선행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접속을 제한했다는 게 문제다.
또 KT는 이번 이슈가 '망 중립성'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효실 KT 스마트네트워크전략TF팀 상무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초고속 통신망을 무단 사용하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망중립성과 상관없는 영역이다"며 "대다수 이용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기 전에 막고자 한 거다"는 입장을 내놨다.
망중립성 가이드라인과는 상관없는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아직 발생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미리 예방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되 보안성과 안정성을 해치거나 일시적 과부하가 일어나는 경우'에 한해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에도 위배되는 대목이다.
KT는 앞으로도 망중립성과는 상관없이 무단사용이라는 스스로의 판단 기준에 따라 언제든지 고객들이 원하는 콘텐츠 통로를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에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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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이번 논란으로 '꽃놀이패'를 쥐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 등 스마트TV 업체들에게 비용 부담을 시키든지, 소비자들에게 종량제로 가자는 주장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어내든지 둘 중 하나는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KT의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형평성 문제가 또 대두될 수 있다.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국내 주요 방송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하는 모든 콘텐츠 제공자들이 소비자들이 내는 망 이용료와는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외국계 대용량 데이터 스트리밍 업체들도 KT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차단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과 함께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지만, 결국은 수혜자 부담 원칙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종량제에 대한 비난을 받더라도 KT가 종량제 요금제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방법 외에는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