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가덕도 100점 만점에 40점도 못받을 정도
지난해 정부는 입지평가위원회에 의뢰해 동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을 따져봤다. 결과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등 두 후보지 모두 100점 만점에 커트라인인 50점도 받지 못했다.신공항 평가는 경제부문 40점, 공항운영 30점, 사회·환경 30점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경제부문에서 밀양과 가덕도는 모두 12점대에 그쳤다. 공항 건설 여건부터 경제성과는 동떨어졌다. 밀양은 27개 산봉우리를 깎아 24t 덤프트럭 1240만대 분량의 흙과 돌을 옮겨야 했다. 가덕도는 평균 수심 19m 바다를 매립하기 위해 1개 산봉우리 4100만㎥를 절토하고 105km 떨어진 해저에서 모래 6900㎥를 퍼 날라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신공항을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만 두 곳 모두 10조원 안팎. 하지만 실제로 공사에 착수하면 최소 13조~14조원까지 치솟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수요 예측에서도 7.2점 만점에 밀양과 가덕도가 각각 2.0점, 2.2점을 받는 등 전체 100점 만점에 각각 39.9, 38.3점에 불과했다. 본전 뽑기는 고사하고 만성적자 공항으로 전락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결론이었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김해공항 내 신활주로 건설을 대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하면 비용을 4조원대로 떨어뜨려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보다 현저히 낮출 수 있고 운항횟수를 늘려 전환수요도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줄기차게 신공항 건설 공약이 제기되는 건 이용객 예측치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토연구원 예측 결과 동남권에 거주하는 인천공항 이용객 550만 명 가운데 신공항을 이용할 승객, 이른바 '전환수요'는 밀양과 가덕도에서 350만~360만 명으로 추정됐다.
여권의 공약대로 신공항 입지 범위를 충청, 호남까지 포함한 '남부권'으로 확대하면 전환수요가 확대될 여지가 커진다. 정치권이 전환수요를 '표'로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부는 사업성이 없다고 결론 난 동남권 신공항을 재추진 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주성호 국토부 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국토부에서는 (남부권 신공항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김해공항 보완 대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역시 지난해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 일원으로 참여해 사업성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데도 다시 논란이 되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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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관계자는 "동남권에 신공항이 건설된다고 가정하면 김해공항과 수요가 분산돼 김해공항 운항 편수를 줄여야 할 것"이라며 "신공항이 이미 사업성이 없다고 결론 난 마당에 다시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