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22일 주총 신주3자 배정 "주주가치 훼손" 반대 vs 현대상선 "범현대가 찬성할 것"
현대상선이 추진하는 '신주인수권 3자 배정' 정관 개정안 등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의 지분 22%(현대삼호중공업 포함)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22일 열리는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선 이를 두고 표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재계에선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家)의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상선 주주총회의 제2호 의안인 정관 일부 변경 건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이 회사 신주인수권을 주주 외 3자(금융기관 법인 개인 등)에게 배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대해 "이사회 결의만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거의 무제한 가능하게 돼 기존 주주의 주주권이 훼손되고 지분가치 희석에 따른 재산권의 심각한 침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신주인수권은 주주의 핵심적 권리로 이를 배제하려면 상당한 합리적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하고 극히 제한적이고 예외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며 "같은 이유에서 정관 14조 전환사채와 15조 신주인수권부사채 조항 개정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우선주 발행한도를 2000만 주에서 6000만 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보통주 발행여력이 1억1000만 주 이상으로 충분하고 보통주 발행에 문제도 없어 우선주 발행한도를 늘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반대했다. 아울러 "이번 정관 개정안은 신주발행 권한을 과도하게 이사회에 위임해 달라는 요구"라며 "주주로서 결코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이 신주인수권 3자 배정과 우선주 발행한도를 확대하려는 것은 경영권이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유동성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이 반대하는 것도 신주를 우호적인 제3자에게 넘겨 경영 지배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1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정관 변경을 추진했으나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범 현대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올해 주총에서도 정관 변경안을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의 힘겨루기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정관 변경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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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은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23.88%)를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우호주식 지분율이 4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범 현대가는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 22%, 현대건설 7.16%, KCC 2.4%, 현대산업개발 1.3% 등 지분율이 32.86% 가량으로 파악된다.
현대상선은 그러나 현대중공업에 대해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의 미련을 버려야 한다"며 "나머지 범현대가 기업들은 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범 현대가의 입장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어 이들의 표심에 따라 정관 변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관 변경 안건 통과 여부를 속단하기 어렵다"며 "현대중공업 외에 범 현대가와 일반 주주들의 입장이 중요하므로 주총장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