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이건희 회장 연봉은 이미 알고 있다

[뉴스&팩트]이건희 회장 연봉은 이미 알고 있다

오동희 기자
2013.04.10 17:50
[편집자주] 보도되는 뉴스(NEWS)는 일반 시청자나 독자들에게는 사실(FACT)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뉴스가 반드시 팩트가 아닌 경우는 자주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머니투데이 베테랑 기자들이 본 '뉴스'와 '팩트'의 차이를 전하고, 뉴스에서 잘못 전달된 팩트를 바로잡고자 한다.

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토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가운데 법의 적용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연봉 공개법안의 대상이 등기임원으로만 제한돼 있어 등기임원이 아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의 연봉은 알 수 없다며, 법의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10일 논평을 내고, 5억원 이상의 등기임원 전체는 물론 최고 연봉 상위 5명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요지는 두 가지다. '재벌 총수 중에 자기 월급만 열심히 챙기는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라는 것과 '총수에게 충성하는 임원에게 연봉을 더 많이 주지 않겠느냐'는 의심이 연봉공개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근거다.

우선 이건희 회장의 연봉을 알 수 없는지를 알아보자. 의외로 이 회장의 연봉은 쉽게 알 수 있다. 이 회장의 현재 연봉이 'Zero(0)'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10년 경영복귀 후 회사로부터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지 않으니 공개할 연봉도 없다. 법의 적용 범위를 넓혀 비등기임원도 공개토록 강제해도 월급을 받지 않는 이 회장은 마찬가지다.

경제개혁연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비등기임원이더라도 연봉 상위 5위 이내를 공개하자고 할 경우 정작 기업 총수가 아니라 기업들이 어렵사리 데려온 해외 'S급 우수인재' 등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어느 범위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주주가 아닌 국민들이 개별 기업 임원들의 연봉을 알 이유가 없다"며 "이런 주장은 일례로 경제개혁연대의 전 직원들의 연봉을 공개하라는 말과 같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연봉이 많든 적든 대다수 국민들은 자신의 연봉이 공개되는 것을 반기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히 재계 총수들의 연봉이 궁금하다면 국세청에 제출하는 종합소득세 등을 근거로 따져도 알 수 있는 것을 굳이 국민 전체에 '월급봉투'를 공개해 얻을 사회적 이익 무엇인지가 문제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또 기업 총수가 연봉협상권을 무기로 자기사람을 만든다는 논리도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기업은 이익을 많이 내고 많은 역할을 하는 임원에게 높은 연봉을 준다. '친하거나 잘 따른다'고 연봉을 많이 주는 그룹은 높은 연봉을 챙기기도 전에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재계의 목소리다.

따라서 연봉 상위를 공개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잃는 손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개에 따른 손실로는 국민 서로 간 위화감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내가 왜 저 사람보다 덜 받는냐"는 갈등과, 연봉 공개 범위를 낮출 경우 수많은 연봉공개자들과 그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의 서열화 등도 문제다. 기업 CEO임에도 불구하고, 연봉공개 대상이 안될 경우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다는 수모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연봉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자리 잡고 있다. 또 같은 역량이라도 그 기업의 필요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기업 임원들의 연봉은 그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맡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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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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