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설투자에만 24조원 투자..부품 경쟁력 강화로 하반기 위기극복

삼성전자가 올해 시설투자에 24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사상 처음으로 50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삼성은 하반기와 내년 상황을 감안해 투자를 더 늘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해 '위기에 투자'하는 이건희식 역발상 투자에 다시 불을 댕겼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26일 "올해 삼성전자 24조원을 포함해 그룹 전체적으로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그룹 전체 투자가 51조∼52조원 정도는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삼성 그룹은 지난해 47조 8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가 시장침체 등으로 44조원만을 투자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13.6%(6조원) 이상을 늘리는 공격투자에 나서기로 한 것. 삼성그룹은 지난 2009년 21조 1000억원, 2010년 36조5000억원, 2011년 43조 1000억원, 지난해 44조원을 투자하는 등 투자규모를 늘렸으나 50조원을 넘기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당초 삼성그룹은 올해 48조원 가량의 투자계획을 잡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투자범위를 조정할 계획이었다. 최근 해외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시장 상황을 점검한 후 투자확대 의지를 피력해 이를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에 이미 집행한 9조원을 포함해 총 2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사상최대였던 지난해의 22조8500억원보다 5%가량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 측은 "부품과 세트의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갖춰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설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일고 있는 삼성전자 캐시카우인 휴대폰부문의 수익악화 우려를 부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부품분야는 이미 2분기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전사적 이익 기여도가 증가하며, 반도체분야는 업계 구조조정으로 인한 패러다임 변화, 공급제한으로 인한 수급 안정화 등으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여기에 투자만 받쳐주면 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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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 시설투자로는 반도체 13조원, 디스플레이 6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2분기에 시설 투자에 5조2000억원(반도체가 2조2000억원, 디스플레이가 1조3000억원)을 투자, 상반기 누계로 9조원이 집행됐다. 올해 전체 투자 규모의 37.5%가 투자됐고 하반기에는 15조원(62.5%)가량이 집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219,500원 ▼5,000 -2.23%)관계자는 "하반기 상황과 내년 상황을 감안해서 투자를 더 늘릴 수도 있다"고 말해 시장상황이 개선되면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공격적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최근 4분기 연속 각각 8조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투자 여부를 갖고 있는 데다 위기 뒤에 찾아올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말 기준 기말현금(현금+현금등가물)이 사상 최대인 46조 9900억원을 보유중이고 이 가운데 순현금만 33조16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재원을 기반으로 최근 시장에서 일고 있는 미래 캐시카우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의 전통적 강점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초부터 공격적 투자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 1월2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투자는 될 수 있는 대로 늘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08년 리먼사태로 2009년 투자가 8조1000억원으로 줄었으나 2010년부터 매년 20조원 넘는 시설투자를 해와 최근 5년간 누계 투자액이 100조원(총 99조 2400억원)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