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생산기술연구원 부산 해양플랜트 R&D센터 가보니…

지난달 27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1시간 가량 승용차로 이동하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동남권지역본부 내 해양플랜트 R&D(연구·개발) 센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센터는 해양플랜트 사업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8월 설립됐다. 개설된 지 1년 남짓 됐지만 아시아 최초로 '다상유동(Multi-phase flow) 성능시험 설비'를 구축하며 해양플랜트 R&D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 최초·세계 5번째 '다상유동 성능시험 설비' 구축= 해양플랜트 시장은 연 15%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전세계 물량의 70~80%를 확보,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국산화율은 20%에도 못미쳐 수주액의 50% 이상이 다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해양플랜트 R&D센터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6000평이 넘는 센터에 마련된 수십개의 연구실을 돌아보는 내내 연구원들은 기자에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이런 열정 덕분에 '다상유동 성능 시험설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노르웨이, 프랑스, 호주 등 오일 및 가스 생산국을 포함해 세계 다섯 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생기원은 2016년까지 부산 미음산단 지구에 다상유동 센터를 만들어 글로벌 R&D허브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조형호 생기원 동남권지역본부장은 "심해에 내장된 석유나 가스를 바다위 저장공장(FPSO)으로 끌어올리려면 여러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석유나 기름 외에 물·모래·진흙 등이 섞여 있어 파이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상유동 성능시험 설비'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이 설비의 테스트를 받기 위해 생기원에 연락을 하거나 제휴를 통한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조 본부장은 "2020년 3200억달러로 성장할 해양플랜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이 설비 연구기반 구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中企, 해외 수출 도와= 해양플랜트 R&D센터는 기자재 국산화 기술개발 뿐아니라 기업 지원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국내 기업 3곳이 해외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성일 SIM, 한국선급, 부품디비 등 국내 중소 해양플랜트 기자재 업체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해외 아킬레스(Achilles) 밴더사에 등록하게 된 것. 아킬레스(Achilles)란 구매자와 공급자를 중개해 주는 서비스 회사로 86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
중소기업들에 해양플랜트 시장의 진입장벽은 매우 높다. 유전을 찾는 작업이 해저 3000m 이상의 심해 및 북극해로 확대되면서 고도의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 요건이 됐고,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선진국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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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본부장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엑손모빌, 셰브론텍사코, 쉘 등 오일메이저가 장비의 설계, 운용은 물론 기자재 사용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이들 메이저가 공급자 관리(품질, 재정 등) 권한까지도 아킬레스에 위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양플랜트 기자재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이전 뿐 아니라 국산기자재 벤더등록 지원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양플랜트는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청년층 전문인력 고용창출 등을 이끌 수 있는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일반 상선 수주량 급감을 극복하기 위해 해양플랜트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조선기가재 업체(전국 1100여개)에 연구개발과 마케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의 조선산업' 키운다=조 본부장 사무실 한켠에는 해양플랜트 R&D 센터 조감도가 걸려 있었다. 이는 2016년 4월 완공예정인 해양플랜트 R&D센터의 모습이다. 규모는 1만7000평으로 생기원은 부산 미음지구 연구개발특구를 해양플랜트 R&D 거점으로 육성시키겠다는 목표다.
더불어 생기원은 해양플랜트 R&D센터를 확대·개편해 해양플랜트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센터 인력을 더욱 늘리고 엔지니어링, 핵심기술 개발, 성능인증, 글로벌 마케팅 등을 지원, 해양플랜트를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 센터에는 해양플랜드기자재 R&D센터와 심해해양공학수조, 해양플랜트연관산업 센터, 레이저 기술지원센터(KIMM) 등이 들어서게 된다.
조 본부장은 "핵심기술 개발로 2020년 플랫폼 시장 점유율 40%, Subsea(심해저)시장 점유율 15%를 각각 달성해 연간 43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센터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