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류 유출 사고로 국민 모두의 마음에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피해주민에 대한 빠른 보상과 완벽한 방제작업 마무리로 피해지역 주민들이 이번 일의 상처를 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조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GS칼텍스)
"우리 선박은 선수 부분에 작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선박의 기름 유출은 없었습니다. 선장이 보고하기로는 선원들도 모두 안전합니다. 현재 안전하게 정박 중입니다."(오션탱커스)
GS칼텍스와 오션탱커스.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된 회사들이다. GS칼텍스는 여수시 낙포지역에 원유 부두를 운영 중이다. 이번 사고로 이 곳 제2원유부두 송유관에 남아 있던 원유와 나프타 16만여ℓ가 유출돼 바다가 오염됐다. 그 송유관을 파손시킨 배 '우이산호'의 선주가 바로 싱가포르 국적의 오션탱커스다.
이들 두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이들 회사에 대한 메시지가 뜨는데, 그 내용이 사뭇 달라 흥미롭다. GS칼텍스는 허진수 대표이사 부회장과 임직원 일동의 명의로 사과문을 게시하고 보상과 방제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기자가 사고 후 보름이 흐른 지난 14일 사고 현장을 찾았을 때도 GS칼텍스는 방제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곳에 방제 지원 센터를 운영 중이었다. 또 전문인력과 자원봉사 인력 100여명이 매일 주민들과 함께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오션탱커스의 경우 사고 직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보도자료를 띄웠다. 피해 주민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고 선박과 화물에 대한 피해 여부를 언급했다. 현장에서도 선박회사 쪽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아직 해경이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도선사가 무리한 속력으로 접안을 시도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알려진 얘기다. 도선사는 선박회사가 고용한 사람이기 때문에 선박회사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이고 2차 피해자는 어민'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GS칼텍스도 사고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GS칼텍스는 원유 부두를 고치는 데만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한국석유공사가 운영 중인 인근 원유부두를 빌려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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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론은 'GS칼텍스='1차 가해자'로 굳어졌다. 선박회사는 시야 밖으로 사라진 듯하다. 지역 주민들은 "일단은 바다를 오염시킨 기름이 GS의 기름 아니냐"며 GS칼텍스에 배상·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지역민들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주민과 다른 말을 하기 힘들다.
문제는 당국의 공식적인 조사에도 이런 정서가 개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14일 해양경찰청은 GS칼텍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GS칼텍스 책임 찾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사법 당국의 조사 결과는 추후 배상 문제와도 직결된다. 그럴수록 뒷짐 지고 안도하고 있는 또다른 가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