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이 지난 19일 안진회계법인 대표와 회계사들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이 쌍용자동차의 회계조작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하자 안진회계법인이 최소 3차례에 걸쳐 회계감사조서를 변조했다는 새로운 의혹을 들고나온 것이다.
금속노조쌍용차(3,810원 ▲235 +6.57%)지부는 회계조작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각 정당에 국정조사를 재요구한다는 방침이고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은 '특검'도 언급했다. 그 동안의 국회 국정감사, 금융감독원의 감리, 특별감정인의 보고서, 검찰수사 등이 무위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유형자산손상차손 계상의 적절성에 이어 변조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이 사안이 마치 정리해고를 야기한 요인처럼 비쳐진다. 그러나 장부상의 유형자산손상차손은 적자폭이 커져 부채비율이 올라가는 효과는 있지만 기업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미래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쌍용차 부도와 정리해고의 궁극적인 원인은 회계이슈가 아니라 판매부진과 이로 인한 현금고갈이었다. 쌍용차의 생산은 2002년 16만1014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07년 12만2857대로 고점 대비 23.7% 감소했고 2008년 8만1445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런데도 쌍용차의 직원수는 2002년 6936명에서 2008년 7154명으로 늘었고 평균급여는 4300만원에서 5116만원으로 뛰었다. 생산과 판매가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직원수와 급여가 늘었으니 유동성 악화는 상식적인 수순이었다. 2008년 말 기준 쌍용차가 받을 수 있는 현금과 매출채권은 최대 2067억원이었지만 그 해에 갚아야 하는 부채는 7612억원이었다.
쌍용차가 2009~2013년 5종의 신차를 개발해 65만대를 판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신차를 만들 돈이 없는데 그 신차로부터 '현금흐름'은 나올 수 없었다. 차를 팔지 못하니 고정비를 줄여야 했고 그 결과는 익히 알려진 대로 무급휴직,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이었다.
유심히 봐야 할 대목은 쌍용차가 13만783대를 생산한 2004년말 직원수는 7761명이었는데 14만3516대를 만든 지난해 직원수는 4802명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쌍용차가 생산성이 낮았거나 인력과잉이었다는 걸 드러내면서 동시에 쌍용차 노사가 얼마나 극적으로 회생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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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쌍용차가 생산성이 높고 차가 잘 팔리고 이익을 많이 냈다면 정리해고따윈 없었을 것이다. 불행히도 쌍용차는 그 중 어느 하나도 실현하지 못했다. 법정관리를 거쳐 새 주인을 만난 뒤에야 간신히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혐의 없다고 봤고, 대법원의 판결이 남은 상황에서 또 다른 종류의 회계조작 주장과 정치적 이슈화 시도에 직면했다.
여전히 쌍용차의 원죄가 무죄를 압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