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날렵한 포드 머스탱이 영 낯설다. 머스탱은 무려 51년 전 미국에서 탄생한 순간부터 '머슬카'의 다른 이름이 됐다.
머슬카는 평탄한 직진 도로가 많은 미국 땅을 달리기에 때문에 코너링보다는 두툼한 반동으로 밀고 가는 후륜구동의 몸놀림과 힘(출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걸맞게 우락부락한 근육질 남자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추구해 왔다.
새로운 머스탱은 전체적으로 잔근육 남자로 변했다. 차 옆구리는 줄이고 바퀴 위쪽부터 리어램프까지는 칼로 자른 듯 날렵한 라인으로 마무리했다. 기존 세대들에 비해서는 다소 작아 보일 법도 하지만 검은 그릴을 단 두툼한 보닛 디자인으로 자세는 여전히 당당하다. 각 소속사는 경쟁 모델이라 부르지 않지만 일반 고객들은 '덤블비' 쉐보레 까마로와 주로 비교한다.
까마로에 비하면 날렵하면서 승차감이 편하다. 실제 포드 본사 자료에 따르면 북미에서도 새로운 머스탱의 판매율은 나머지 경쟁 모델의 판매율의 두 배를 훌쩍 뛰어 넘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한쪽에서 고배기량 트림 5.0 V8 GT가 팔리는 만큼 다른 한쪽에서는 2.3 에코부스트 엔진의 실용적인 트림이 나란히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GT라는 배지와 엔진을 식히기 위해 보닛 위에 뚫린 두 개의 공기 통로(에어 덕트) 정도가 다를 뿐 똑같다.
시승차는 2.3 에코부스트 엔진(최고 출력 314마력, 최대 토크가 44.3kg·m)이었다. '5.0도 아닌데 실망하진 않을까?'
머스탱은 바로 차를 즐기는 포인트가 어디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안겨줄 수 있다. 결과부터 말하면 도심의 직장인이라면 출근용으로 이 차를 선택해도 될 듯하다.

기자가 2015 서울모터쇼 관람을 위해 서울부터 경기도 일산을 오가는 동안 공인 연비 10.1km/l을 한 번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 스포츠카가 주는 멋과 맛은 9km/l대 연비의 가솔린 중형 세단이나 현대 쏘렌토 같은 대형 SUV(스포츠다목적차) 비할 바가 아니다. 남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물론 머스탱이 아무리 변했다 한들 독일차 같은 날카로운 핸들링이나 일본차 같은 완벽한 실내 마무리를 다 갖추진 못했다. 기어봉 주변과 운전석 가죽의 마무리는 우툴두툴하지만 크롬으로 과감하게 정리한 크고 작은 계기반, 키 버튼을 보면 역시 머스탱이기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마저 든다. 시속 80km가 넘어서면 차 안에 외부 소음이 들어선다. 오디오를 볼륨을 높이기보다는 끄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스티어링휠은 두툼하다. 예상보다 둔하지 않다. 묵직한 차체 중량감이 있어도 운전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았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기 전 감속만 확실히 한다면 차 뒤쪽이 흐르는 듯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덜 따라오는 현상(언더스티어)은 확실히 줄어든다. 물론 텅 빈 도로에서 스릴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마음껏 속도를 내버려 두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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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하는 동안 경기도 일대는 폭우가 내렸다. 저녁 내내 파주와 자유로 일대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왔다. 머스탱은 후륜구동에다 앞이 긴 차다. 도로에 고인 물이 뒤쪽 바퀴에 척척 감기는 통에 손에 땀을 쥐고 서행해야 했다. 모든 차가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비상등을 켜고 달리는 동안 계기반을 보니 시속 60~80km 수준이다.
운전자의 운전 실력이 좋아졌다고 자신하기보다는 포드 머스탱의 뼈대와 바퀴의 반응성이 전보다 안정적이라 봐야 옳을 것 같다. 제원을 확인해보니 실제 부분마다 강성을 높여 뒤틀림 현상도 줄이고 실제로 달리는 역할을 하는 뒤쪽 구동축(인테그럴 링크 독립식 서스펜션 등)도 아예 바꿨다.
여기에 무게 줄이기를 포기했으니 안정성을 높이고 실연비는 7~8km/l에 그쳤던 거다. 그러나 머스탱은 스포츠카에서 보기 드문 가격대를 선물했다. 4535만(쿠페)~5115만원(컨버터블)이다. 5.0 V8 GT는 533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