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오일뱅크 상장으로 지배구조개편 '2라운드'

현대重, 오일뱅크 상장으로 지배구조개편 '2라운드'

안정준 기자
2017.05.10 05:00

분할 후 사업부문 재상장…주식거래 재개 기점으로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돌입

현대중공업(402,000원 ▼5,000 -1.23%)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2라운드에 돌입한다. 조선해양,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사업부문 분할과 분할된 각 사업부문의 재상장 완료로 이제 지주사인 로봇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개편의 큰 틀은 마련해 뒀다.

남은 것은 대주주의 지주사 지분율 확대와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 요건 충족 등 지배구조 개편 완료를 위한 핵심 작업들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등 추가적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9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된 현대로보틱스(로봇)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조선해양) 등 4개사를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최대주주 지주사 지배력 확대=주식 거래 재개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작업에 본격 돌입한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우선,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주사 현대로보틱스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예상된다.

정 이사장은 분할 전 현대중공업 지분 10.15%로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된 그룹을 지배하고 있었다. 현대중공업 사업 분할과 재상장 이후, 정 이사장이 10.15%씩 가지게 될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지분을 현대로보틱스에 현물 출자하는 등 과정을 거치면 정 이사장은 지주사의 지분을 최대 43%까지 늘려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상장=현대로보틱스는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등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각기 2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일단 현대로보틱스는 각 계열사들의 지분 13.4%씩을 보유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했던 자사주 13.4%를 지난달 사업 분할 후 이관받아서다. 8%가량을 추가 매입하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안정적 지배구조를 위해 현대로보틱스가 계열사 지분율을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분 추가 매입을 위해 현대로보틱스가 91.1% 지분을 보유한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보틱스의 현금성 자산은 3600억원에 불과해 계열사 지분을 단기간 매입하기는 어렵다"며 "현대오일뱅크를 상장할 경우 매입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호적 시장여건이 조성되면 상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안에 신규순환출자 해소=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지분 7.98%도 6개월 안에 처분해야 한다. 이 지분을 유지할 경우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로 이어지는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 이사장이 보유하게 될 현대로보틱스 지분 10.15%를 담보로 대출받아 해당 지분을 취득하거나 현대중공업의 지분 7%를 들고 있는 KCC가 백기사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지분 42.34%도 해소해야 한다. 지주사 요건 중 하나인 '손자·증손회사의 국내 계열사 주식 소유 제한'을 충족해야 해서다. 분할 후 현대중공업은 현대로보틱스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손자회사, 증손자회사가 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장 손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합병"이라며 "이 경우 현대미포조선의 위치가 '증손'에서 '손자'로 상승하고, 그 결과 주식 보유 제약이 사실상 없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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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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