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新 가전이 '의·식·주' 바꾼다…이제는 '신가전' 시대

[MT리포트]新 가전이 '의·식·주' 바꾼다…이제는 '신가전' 시대

이정혁 기자
2018.03.28 05:30

[신가전이 삶을 바꾼다①] 의(衣) 식(食) 주(住)를 바꾸는 가전

[편집자주] 대부분 하얀색이어서 '백색가전'이라고 불렸던 가정용 전자제품. 과거엔 냉장고 세탁기 TV가 고작이었고 색깔만큼이나 기능도 단순했다. 하지만 가전제품은 이제 환경과 욕망의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개념의 '신(新)가전'으로 진화하면서 우리들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LG코드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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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세탁기의 엔진을 뜯어서 비행기 프로펠라를 만들었고 이 비행기를 날리면서 구경꾼들로부터 돈을 받아 장사를 했다."

미국 작가 마이클 말론이 쓴 세계 최대 IT기업 인텔의 창업 스토리 'The Intel Trinity(삼위일체)'에서 3명이 창업자 중 한명인 로버트 노이스의 초등학생 시절 첫 사업의 기회를 소개한 대목이다.

지금처럼 전기모터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 세탁기는 디젤엔진으로 돌려 빨래를 했다. 삼성전자 디지털캠퍼스(수원사업장)의 IT 박물관인 SIM(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에 전시된 초기 세탁기 모습이다.

초기 제네럴일렉트릭(GE)에서 출발한 세탁기, 냉장고 등 백색가전이 최근 몇 년 새 '신가전'으로 인공지능까지 덧붙이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백색가전은 주로 주부들이 가구처럼 멋스러움을 연출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신가전이 의식주 전반에 걸쳐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각종 가전이 봇물을 이루고, 홈 뷰티 기기로 피부까지 가꾸는 시대가 됐다.

2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무선청소기, 인덕션, 에어프라이어 등 이른바 신가전은 가전 제조사의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했다. 실제삼성전자(173,500원 ▼14,700 -7.81%)LG전자(113,400원 ▼4,600 -3.9%)의 지난해 최고 히트 상품은 건조기로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삼성전자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 /사진제공=삼성전자

올해는 예년보다 지독한 미세먼지 탓에 공기청정기가 없어서 못 팔고 있는 가운데 무선청소기가 공기청정기의 인기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영국 다이슨(Dyson)이 무선청소기의 원조격이었지만, 삼성전자(파워건)와 LG전자(코드제로 A9)의 강력한 도전 끝에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세탁기에 세제를 넣느라 바닥에 허연 가루가 지저분하게 쌓이는 시대도 지났다. 빨래량에 따라 AI가 알아서 세제를 투입해주는 세탁기(삼성전자)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깔끔한 세탁실'에 초점을 맞춘 독일 가전업체 밀레는 아예 캡슐세제만 넣는 세탁기를 선보였다.

세탁시간을 최대 50%(1시간) 줄여주는 드럼세탁기(삼성전자 퀵드라이브) 출시로 사용자들은 일상의 소소한 변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주일에 세 번 세탁기를 돌린다고 가정할 경우 한 달에 12시간을 빨래 대신 여가를 즐기거나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디젤 엔진에 기름을 넣고 돌리던 시절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불과 몇 년 전만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특히 집에서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는 에어컨(LG전자 휘센 씽큐 에어컨)도 이제는 '덩치값'을 한다. "아따. 덥다. 1도만 낮춰봐레이"와 같은 사용자의 사투리를 알아듣는 것은 물론, 실내가 남향인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고 이에 맞춰 온도를 알아서 조절하는 단계까지 왔다.

또 외출한 후 다녀와서 스타일러에 옷을 걸어두면 냄새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구김까지 바로 잡는 신가전은 이제 신혼 필수품이다. 또 화재의 위험이 없고, 미세먼지 발생이 적은 인덕션 등도 신가전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신가전은 100만~20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제품이 주를 이룬다. 전자업계에서 통상 '레드오션'으로 치부한 가전사업의 편견을 깨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LG전자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가전업계에서는 이례적인 9%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올해는 10%(가전, TV부문)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가전의 등장으로 사용자들의 일상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며 "가전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런 신가전이 효자노릇을 톡톡히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생활을 바꾸는 파격적인 신가전이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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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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