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126년 명가 두산이 다시 뛴다②

두산그룹의 핵심 기업인 두산중공업이 밝힌 신성장 동력은 △신재생에너지 △가스터빈 △차세대 원전 △수소 등 크게 네 가지다.
지난 2월 두산중공업이 내놓은 '2021년 연간 기업설명회'에 따르면 올해 연결 기준 수주계획은 성장사업 3조2000억원, 기존사업 3조9000억원, 자회사 1조7000억원 등 총 8조9000억원이다. 이를 2023~2026년까지 연평균 기준, 성장사업 5조3000억원, 기존사업 2조4000억원, 자회사 2조4000억원 등 총 10조10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전체 수주에서 성장사업 비중이 현재 36%에서 52%로 높아지는 게 골자다.
채권단은 관리체제 종결시 단순 채무 상환 뿐만 아니라 기업이 자력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도 함께 판단한다. 두산중공업의 미래형 사업구조 재편을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 그룹 내부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이같은 사업전환이 단 2년 만에 나온 것이 아닌, 십 수 년 전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온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여러 곳에서 실증사업이 진행되는 등 시장 개화기에 맞춰 실행가능력을 높여놨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두산중공업의 향후 중장기 성장 수주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풍력으로 대표되는 신재생분야(2조1000억원)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풍력발전 연구개발(R&D)을 시작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국내 유일한 대기업이다. 한 때 현대, 대우 등 대기업들이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늦어진 신재생에너지 개화로 정부 발주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하나, 둘 사업을 접거나 중단했다.
2001년부터 두산중공업에 몸담았고 2007년 대표이사를 지낸 현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두산그룹 부회장)이 당시 이미 "친환경 그린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확대에 대비한 기술 역량 확보 및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하고 이 사업공약을 지켜왔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사업을 접고 나갈 때에도 두산중공업은 우리나라 발전기자재를 담당하는 기업으로서 '풍력이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하는 사업'이란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의 17년 투자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우리나라 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2034)에 따르면 국내 풍력 보급 계획은 1.8GW에서 24.9GW로 14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해상풍력 1위 사업자로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달 초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 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제주한림해상풍력 사업의 장기유지보수 계약을 따냈다. 단지 준공 시점인 2024년부터 20년간 풍력발전 유지보수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며 계약 규모만 1800억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3MW급, 5.5MW급 해상풍력발전기 모델 보유중이며 8MW급 모델도 국제인증 취득 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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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빈, 원전, 수소 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도 크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일컬어지며 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며 군수산업을 육성시킨 경험이 있는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서구 기업들이 꽉 잡고 있는 분야였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5MW 소형 가스터빈 제작에 착수해 기술자립의 첫 발을 내디뎠다. 2013년에는 국책과제로 개발을 시작해 2019년 국내 최초 독자 개발한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 모델도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키로 했다.
김포열병합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터빈으로 전력을 1차 생산 후 폐열을 활용해 스팀터빈을 구동, 2차 전력 및 열을 생산한다. 특히 LNG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석탄화력발전 대비 친환경적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중공업은 또 이 기술력을 토대로 향후 획기적인 탄소감축을 위해 대형 수소혼소터빈 개발·상용화도 예고했다. 시장에 따르면 2030~40년쯤 수소전환가능 터빈 모델도 출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난이 대두되며 국내외 원전사업도 다시금 되살아날 분위기다. 차기 정부가 '원전 최강국 건설'을 내걸었다는 점도 천군만마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원전대비 안정성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는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중심으로 이미 다수 해외 사업을 추진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그동안의 미래 준비 노력에 대해 재평가 받는 시점이 왔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