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철수 못한 '진퇴양난' 기업들…"정부 지원 아직 부족"

러시아 철수 못한 '진퇴양난' 기업들…"정부 지원 아직 부족"

세종=최민경 기자
2023.02.19 17:31

[MT리포트]우크라 전쟁 1년이 남긴 것

[편집자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곧 1년이다. 믿기 어려운 침략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세계 경제를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몰아넣었고, 서방국과 중국·러시아의 대립 등 신냉전 체제의 가속을 불렀다. 언제 또 전쟁이 발발할지 모른다는 공포는 전 세계 군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꿔 놓은 국제정세와 전망, 기업들과 한국이 직면한 과제를 짚어본다.
(케르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31일 (현지시간) 지난해 폭발로 파괴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케르치 대교에서 러시아 근로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케르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31일 (현지시간) 지난해 폭발로 파괴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케르치 대교에서 러시아 근로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으면서 러시아 진출 기업들의 수출액이 급감하는 등 타격도 커졌다. 정부는 수출 거래선 다변화 지원,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담수출통제 상담 창구인 '러시아 데스크'를 가동하고 현지 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는 지난 1년간 수출입 기업과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 확대, 수출 거래선 다변화 등을 지원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피해 기업 대상 총 2조원 규모 긴급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무보는 지난해 공급망 위기 지원에 2조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피해기업 특별지원에 676억원을 투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현지 물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긴급 물류 지원방안을 안내하고 현지 항만 통제 현황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코트라와 협약을 맺은 현지 물류센터에 보관 장소 및 내륙 운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무역협회, 금융감독원은 기업 애로 현황 및 동향을 수집하고 총괄 취합해 관계기관과 대책마련 협의 등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배제로 러시아 은행들의 금융 거래가 제한되고 루블화가 절하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대금 결제가 지연되거나 대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대금 미회수 관련 피해 사례가 전체 피해 중 60.8%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및 납품 보류·중단에 따른 수출감소가 19.5%, 물류 지연·중단 피해가 7.3%,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수입대금 피해가 5.5%를 차지했다.

SWIFT 결제망을 대체할 수 있는 대금 정산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국제 사회의 대러제재가 강화되면서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수출기업을 위한 무역보증과 현물결제 지원 등도 지속 확대해달라는 요청이 나오고 있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정리해고를 실시하고 가동을 중단했지만 시장을 떠날 것인지, 남을 것인지 명확한 답은 내지 못한 상태다. 러시아는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10위 교역대상국으로 거래 규모가 큰 데다, 자동차·가전·스마트폰 등에선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특히 러시아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한번 철수하면 재진입이 어렵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러-우 전쟁이 장기화돼 러시아 수출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과거 러시아 모라토리엄(대외 채무 지불 유예) 사태 때도 한국 기업들이 버텨서 러시아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전례가 있는 만큼 현지 진출 기업들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남아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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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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