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출시…"AI 시장 계속 성장할 것"

엔비디아가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AI(인공지능)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도 예정대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주요 공급사인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27일(현지시간)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53% 증가한 284달러(약 39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67억달러(약 65조원)로 56% 늘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411억달러(약 57조원)로 시장 예상치(413억달러)를 소폭 하회했으나 사상 최고 매출 기록을 이어갔다.
엔비디아 실적은 반도체 업계에서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칩 시장에서 80~90%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AI 가속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HBM이 탑재돼 이들 기업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도 불린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에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했다. 현재 엔비디아 플래그십 AI 가속기인 블랙웰(GB200)에는 HBM3E 8단 8개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블랙웰 울트라(GB300)에는 HBM3E 12단 8개가 탑재된다. 블랙웰 시리즈의 선전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올해 1~6월 엔비디아로 추정되는 단일 외부 고객으로부터 약 10조89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연결 회사 전체 매출(39조8710억원)의 27.3%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2분기 블랙웰 매출은 지난 분기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블랙웰은 전 세계가 기다려온 AI 플랫폼으로 AI 경쟁의 중심에 있다"며 "블랙웰 울트라 생산량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발표한 'AI 가속기 출시 로드맵'에 따라 2026년 하반기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을 출시할 예정이다. 콜레트 크레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루빈' 시리즈는 예정대로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빈에는 HBM4가 탑재된다. 엔비디아는 'D램 3사'의 HBM4 샘플 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가 1년 안팎으로 이뤄진다고 본다.
HBM4 퀄 테스트 통과 시 삼성전자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에서 퀄 테스트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HBM4에는 업계 최초 10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 6세대 1c 공정을 적용해 성능을 높이는 전략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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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 시장이 과열됐다는 'AI 거품론'에도 AI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빅테크 등의 AI 관련 지출이 올해부터 매년 31.9%씩 증가해 2029년 1조3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AI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자율주행차, 피지컬 AI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AI 반도체에는 HBM 같은 메모리 반도체가 꼭 필요하다. 현재는 국내 기업의 최대 고객이 엔비디아지만 향후 다양한 고객사가 합류하면서 수혜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