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반도 기후변화 리포트 ]<2>기후재난의 습격
②전례 없던 여름산불, 기후변화로 증가

급성가뭄(돌발가뭄)이 동반하는 최악의 기상·기후재난 중 하나가 산불, 그 중에서도 여름 산불이다. 우리나라 산불은 전통적으로 건조한 봄철에 집중돼 왔지만 기후변화가 불러온 폭염 강화와 여름철 강수패턴 변화가 여름에도 건조한 토양과 대기를 만들면서 이전에 없던 여름 산불을 불러왔다.
기후변화로 고온 건조한 날이 늘어나며 산불의 규모가 커지고 산불 발생 시기가 계절을 가리지 않는 추이는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지난 2022년 나온 유엔환경계획(UNEP) 산불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산불이 2050년까지 30%, 이번세기 말까지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산림청(USFS)은 이미 기후변화에 따른 산불 대형화 방지에 방점을 두는 방향으로 산불 대책을 전환했다.
이 같은 산불의 '연중화' 위험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됐다. 산림청이 매년 발간하는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에 따르면 2024년까지 10년간 여름(6-8월) 산불 발생 건수는 49.2건으로 2015년 당시 집계한 10년 평균(25건) 대비 2배 늘었다. 여름산불 빈도는 폭염의 강도와 비례한다. '역대급' 폭염이 왔던 2018년에는 6월(45건), 7월(15건), 8월(46건) 매달 두 자릿수의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폭염과 낮은 습도로 초래된 급성가뭄(돌발가뭄)은 산불을 키우는 위험 요소 중 하나다. 급성가뭄이 더 세고 긴 폭염으로 여름 토양이 급속도로 건조해지는데 따른 현상이란 점에서 그렇다. 아울러 여름에 내리는 비의 패턴이 전국적으로 지루하게 내리는 비 대신 일부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오는 극한강수 형태로 바뀌어 가는 추세도 여름산불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낸 '돌발가뭄으로 인한 여름산불' 보고서에 따르면 산림청이 집계하는 산불위험지수 기준, 2000년~2020년 6월의 산불위험 발생 위험성이 1960년~2000년 6월 산불발생 위험 보다 30~50% 높아졌다.
여름 산불 규모는 봄 산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대규모 피해를 초래한 경우도 등장했다. 지난 2022년 6월 초 경남 밀양에서 발생했던 산불이 대표적이다. 당시 산불은 축구장 1000개 면적의 임야를 태우며 피해 규모면에서 여름 산불로서는 최악의 산불 중 하나로 기록됐다. 올해도 여름산불은 재발했다. 지난 7월5일 충청북도 영동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5시간20분 만에 진화됐는데 산림청은 "폭염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름에도 산불을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산불 걱정을 크게 하지 않던 지역이었지만 급성가뭄의 증가와 이로 인한 표층 토양수분의 급격한 감소 사례가 보고 되고 있다"고 했다. 윤 교수는 "이에 따라 여름 산불도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여름 산불이 늘어나는만큼 달라진 상황에 대한 대응 체계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