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시프트-수소] ④ 수소 생태계 위해 뛰는 기업들

지금 당장은 가시적 결실을 맺는 게 어려워도 투자를 안 할 수는 없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소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2차 청정수소 입찰에 거는 기대도 증폭되고 있다.
24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오는 11월 낙찰자 선정을 목표로 제2차 청정수소 발전 입찰을 진행한다. 청정수소는 2029년까지 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15년간 약속한 물량을 정해진 가격에 공급하게 된다. 입찰 규모는 연간 3000GWh(기가와트시)다. 지난해 1차 입찰의 경우 흥행실패를 면치 못했다. 민간 기업 대부분이 사업성이 없다고 보고 입찰을 포기했고, 남부발전 한 곳만 사업자로 선정됐다. 일단 정부는 △정산단가 환율 연계 △연도별 의무 물량을 앞당겨 공급할 수 있는 차입제도 등을 도입하며 입찰 조건을 보완했다.
청정수소 발전이 민간 사업자에 문이 열릴지 여부가 관건이다. 국내 수소 시장의 가장 큰 맹점이 '쓸 곳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만약 수소의 대량 소비가 가능한 발전 시장에 기업들이 진입할 수 있다면 생태계 구축이 보다 빨라질 수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글로벌 불황, 높은 수소 가격, 인프라 투자 부담 등으로 수소 사업 속도조절에 무게를 둬왔는데 이같은 상황이 반전될 계기가 마련될 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뉴시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16차 청정에너지 장관 회의(Clean Energy Ministerial·CEM16)' 폐회식 참석을 위해 공식 의전 차량인 '디 올 뉴 넥쏘'를 이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16차 CME16과 미션이노베이션 장관 회의, 제15차 APEC 에너지 장관 회의 등 이번 주 부산에서 잇따라 열리는 에너지 관련 주요 행사에 참석하는 장관급 정부 관계자들의 공식 의전 차량으로 '디 올 뉴 넥쏘' 32대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수소 전기차가 주요 국제행사에서 의전차량으로 활용되는 최초 사례로,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차량의 우수한 상품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비전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2025.08.27 photo@newsis.com /사진=유희석](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9/2025092306222257501_2.jpg)
청정수소 입찰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천 LNG(액화천연가스) 복합발전소 3, 4호기의 입찰 참여를 통해 수소혼소발전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 E&S의 참여 여부도 주목한다. 이 회사는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바로사 저탄소 LNG(액화천연가스) 일부 물량을 국내에서 블루수소로 전환해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빌리티용인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를 준공한 후 전국에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청정수소 입찰 외에도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기업차원에서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2세대 넥쏘 출시 이후 후속 모델을 개발 중이며, 상용차와 승용차를 아우르는 수소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사들은 수소·암모니아 운반선을 넘어 추진선까지 기술을 확장하려 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고, 고려아연은 그린수소를 활용해 친환경 제련소 전환을 목표한다.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수소는 혁신 사업 대상이 되기도, 금기어 신세가 되기도 했다. 문일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공학한림원 등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수소 관련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며 "수소 사회를 이끌어가려면 우선 정부가 마중물을 부어야 하고 결국에는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