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위축과 건설경기 침체로 건축자재(건자재)업계가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 사업을 앞세운 KCC가 견고한 실적 흐름을 보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C는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 4조9274억원, 영업이익 361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3.1% 줄어든 실적을 나타냈다.
업계에선 건자재와 도료(페인트) 관련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는 상황에서 KCC가 전년과 비슷한 실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황이 어려운 건자재부문과 달리 실리콘부문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실리콘은 규소와 산소의 결합을 주축으로 하는 중합체로 산화가 느리고 고온에도 안정적인 고분자 물질을 말한다.
KCC는 크게 건자재와 도료, 실리콘, 기타 소재 4개 사업군을 갖추고 있는데 실리콘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올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 1조6229억원의 46%(7491억원)가 실리콘 사업에서 나왔다. 나머지 건자재(전체 매출의 15%, 2470억원)와 도료(30%, 4828억원) 기타 소재(9%, 1440억원) 매출보다 많다.

KCC는 2019년 글로벌 3대 실리콘 전문기업 모멘티브를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정밀화학 중심으로 전환했다. 실제로 올 3분기 누적 실리콘부문 영업이익은 829억원으로 전년 동기(470억원) 대비 76.4%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킹스리서치는 세계 실리콘 시장규모가 2023년 213억달러(약 30조)에서 연평균 6% 성장해 2031년엔 333억달러(약 48조)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성장의 주요 동력으론 전기차를 비롯해 화장품 등 고부가산업 확대가 꼽힌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실리콘 성장을 견인한다. 내연기관차 대비 전장(전기·전자장비) 부품이 많고 고전압과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KCC는 전기차 분야의 실리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전기차용 고기능성 실리콘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전기차 분야의 실리콘은 전장부품 전반에 활용되는 소재다. 용도에 따라 방열 실리콘과 옵티컬 본딩용 접착제, LED(발광다이오드) 실리콘, 파워모듈용 실리콘겔 등 다양한 형태로 쓰인다. 접착력이 우수해 별도의 접착제 없이 대부분의 재질과 결합할 수 있고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영하 40도부터 영상 200도까지 견디는 내열·내한성과 우수한 전기절연 특성 덕분에 차량 전장부품의 내구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핵심부품인 에어백에도 KCC 실리콘이 사용된다. 에어백용 LSR(Liquid Silicone Rubber) 실리콘은 에어백 원단을 코팅해 사고 발생시 순간적으로 부풀어오르는 질소가 새지 않도록 막고 탑승자와 부딪치는 면을 부드럽게 해 안전성을 높인다. KCC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에어백용 LSR 실리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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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화장품용 실리콘을 비롯해 각종 고기능성 산업용 소재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이유로 P&G나 3M,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KCC 관계자는 "실리콘 하면 흔히 건축용 실란트가 떠오르지만 사실 전기차 전장부품에서부터 생활용과 산업용 소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소재로 사용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