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IMM, 시나르마스 계열사에 매각 추진
국적변경땐 운항중단 자유로워…공급차질 우려
해운협회 "수송노하우 등 정보유출" 반대 입장문
인도네시아 기업이 국내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수송선사 현대LNG해운 인수를 추진하며 한국의 에너지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미 낮은 국적선사의 LNG 적취율(국내 선박의 운송비율) 하락을 부추겨 유사시 LNG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PEF(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는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 계열사에 현대LNG해운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대LNG해운은 과거 HMM(옛 현대상선)의 LNG전용사업부로 출발한 기업으로 2014년 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LNG 전용선 12척, LPG 전용선 6척 등을 보유한 액화가스(LNG·LPG) 전문 수송선사다. 한국가스공사와 장기 운송계약을 하고 해외에서 생산한 액화가스를 국내로 수송한다. 시나르마스는 1938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대기업으로 지난 7월 한국 반도체 장비업체 호산테크를 인수하기도 했다.
해운업계는 현대LNG해운이 인도네시아 기업에 매각되면 LNG 공급망 차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외국 국적의 선박은 국제분쟁·규제 등을 이유로 수시로 운항을 중단할 수 있어 자칫 국내 LNG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해운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현대LNG해운의 해외매각을 반대하며 "핵심 에너지 수송을 전담하는 국적선사가 부족하게 되고 LNG의 수송을 해외 선사에 의존하게 돼 에너지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협회는 "이 매각이 성사되면 한국의 핵심 에너지 운송자산, 수십 년 쌓아온 LNG 수송 노하우 등 정보자산, 한국가스공사의 장기계약 수송권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 자산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고 했다. 또 "국가 경제, 에너지안보 주권확보를 위해서는 해외매각이 아닌 국적선사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안보를 이유로 국적선사의 에너지 적취율 상향을 추진하는 정부정책과 역행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핵심 에너지의 국적선사 적취율 70% 달성을 공약했다. 현재 국적선사의 LNG 적취율은 2024년 기준 38.2%다. 해운업계는 이 수치가 2029년 12%, 2037년 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대LNG해운 매각까지 이뤄지면 적취율 하락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LNG수송선이 비상사태 발생시 '국가필수선박'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이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해운항만기능유지법에 따르면 정부는 비상사태 등이 발생하는 경우 국민 경제에 긴요한 물자,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국가필수선박을 지정해 활용할 수 있다. 매각이 확정될 경우 비상사태 발생시 인도네시아 기업이 한국 안보와 직결된 업무에 투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업통상부·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도 이런 점을 고려해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적선사의 에너지 적취율에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사안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산업부 등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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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측은 "수송업체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주주가 변경되는 것이어서 가스공사가 관여할지 여부를 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다만 기존 수송계약에 따른 의무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