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TO에 의견서 제출… "정당한 청구도 거부 가능"
구제장치 무력화 우려, 애플·인텔 등 美 기업도 한뜻
미국 특허청(USPTO)이 특허무효심판(IPR) 조건강화를 추진하자 삼성전자가 반대의견을 냈다. 현재 방안대로 개정되면 '특허 괴물'의 특허분쟁 공세에 대응할 수단이 사라진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최다 특허 피소기업으로 꼽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특허청에 '특허심판·항소위원회 절차규칙 개정안'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개정안은 특허의 실효성을 약화시키고 특허 독점권의 경계를 불명확하게 만들 것"이라고 적시했다. IPR는 이미 등록된 특허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미국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항소위원회(PTAB)가 다시 검증하는 절차다. 무분별한 특허소송을 억제하기 위해 2011년 도입됐다. 법원이나 국제무역위원회(ITC) 제소와 비교해 결정이 빠르고 비용부담도 적어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이 특허분쟁 대응에 주로 사용해왔다.
미국 특허청은 같은 쟁점을 중복심리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최근 개정을 추진 중이다. 특히 다른 법원·행정절차에서 해당 특허가 유효하다고 판단되면 IPR 신청이 거부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개정안의 핵심 목적은 특허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무효일 가능성이 큰 특허조차 (이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IPR로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른바 '특허 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법인(NPE)의 소송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IPR를 적극 활용해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기업 넷리스트와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해 3억300만달러(약 4000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았으나 IPR에서 무효특허가 확정돼 승소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NPE 등이 이 제도를 악용할 수 있다. 기업의 정당한 IPR 청구 자체가 막힐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애플과 인텔 등도 미국 특허청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당한 IPR 청구를 심리조차 하지 않는 것은 특허제도를 혁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효력이 의심되는 특허에 기반해 소송을 제기하는 당사자들에게 부당한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