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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신경전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시 격화하고 있다. 지분 구도를 뒤흔들 변수로 꼽혔던 미국 합작법인 대상 유상증자에 대해 MBK·영풍이 효력 문제를 제기했으나 현 경영진 구상대로 마무리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의 시초가 된 MBK와 영풍의 계약 서류를 둘러싼 공방도 남아있어 양측의 힘겨루기는 주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미국 합작법인 크루서블 JV에 배정한 신주에 대해 이사회 결의에 따른 대금 납입을 완료하고 한국예탁결제원 전자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회사 측은 관련 법령과 법원 판례, 법조계 자문 등을 종합한 결과 신주 발행 효력 발생 시점을 주식발행대금 납입기일의 다음 날로 판단했다. 상법 역시 신주의 인수인은 납입기일의 다음날부터 주주의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규정함에 따라 신주 발행과 효력이 이미 확정됐다는 입장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원화 환전 절차 없이 달러화 그대로 송금돼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크루서블 JV에 대한 신주 발행은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발행가액과 총액이 명확히 이사회에서 결의됐고 해당 내용은 이사회 자료에 명시돼 있다"며 "결의 내용에 따라 대금 납입까지 완료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또 "신주 발행은 적법하게 이뤄졌고 효력도 이미 발생해 일단락 됐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역시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1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74억3200만 달러를 투자해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또 크루서블JV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고려아연 지분 10%를 취득하는 안도 의결했다.

이번 논란은 MBK·영풍 측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투자업계를 인용해 고려아연이 크루서블 JV에 배정한 신주가 등기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신주 발행 효력이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유상증자 안건을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내놨다.
핵심 쟁점은 환율 변동이었다. 납입 시점의 환율 하락으로 주당 발행금액과 실제 발행금액에 차이가 발생해 신주 등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유상증자 신주 발행액이 기존 2조8508억원에서 2조8335억원으로 줄었다는 정정 공시를 냈다. 납입일이었던 지난달 26일 기준 원/달러 환율(1460.60원)을 적용한 결과다. 앞서 이사회 결의 당시에는 직전 영업일인 지난달 12일 환율(1469.50원)을 기준으로 발행액이 산정됐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발행가액은 이사회에서 미국 달러 기준으로 명확히 결의됐고 해당 기준에 따라 대금 납입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원화 환산액 조정은 불가피한 회계·공시 절차일 뿐 신주 발행의 효력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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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영풍 간 신경전은 3월 정기주총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9명(직무정지 4명 포함)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최 회장 측 인사가 11명, 영풍 측이 4명을 차지하고 있다. MBK·영풍은 신주 발행 이전 의결권 기준 47%대라는 유리한 지분 구조를 바탕으로 이번 주총에서 최대한 많은 이사를 진입시키고 향후 이사회 과반을 장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유상증자 카드로 이같은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신주 발행 논란 역시 최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작용할 크루서블 JV에 대한 의결권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상법상 신주가 이듬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전년도 12월 31일까지 발행 절차가 완료돼야 한다는 점을 파고들어 신주 발행 효력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역전을 모색한 것이다.
양측은 MBK와 영풍이 2024년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체결한 계약 서류를 두고서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KZ정밀(옛 영풍정밀)이 영풍 대표이사와 장형진 영풍 고문 등을 상대로 제기한 문서 제출 명령 신청을 인용했다. 해당 문서는 MBK와 영풍이 2024년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체결한 계약과 관련된 자료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이 이 계약을 통해 MBK에 고려아연 주식을 저가에 넘기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배임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KZ정밀 관계자는 "영풍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을 MBK에 얼마에, 어떤 방식으로 넘기는 지 시장과 주주의 의혹이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