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선박 교체·친환경 규제 강화 등 영향

노후 선박 교체 수요에 미국·이란간 전쟁이 맞물리면서 원유운반선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선박 환경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신규 수요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124,700원 ▲2,400 +1.96%)은 이날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을 약 5887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삼성중공업(26,850원 ▲450 +1.7%)도 버뮤다 소재 선사로부터 VLCC 3척을 약 4001억원에 수주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원유운반선은 총 91척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척이 발주된 것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발주량(143척)과 비교해도 약 두달만에 3분의2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원유운반선은 글로벌 선단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후 선박의 단계적 퇴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상 선령 15~20년 사이에 있는 원유운반석이 노후 선박으로 분류된다. 이에 2003~2008년 글로벌 조선 시황에 따라 발주된 원유 운반선들은 대부분 지난해 말부터 교체 시기를 맞았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한 선박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발주를 서두르는 선주들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8년 IMO의 탄소가격제가 도입될 경우 노후 원유운반선에 부과되는 탄소비용이 하루 최소 3210달러(약 481만원) 수준에서 시작해 매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전쟁 여파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신규 발주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방식을 택하는 원유운반선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운송 거리가 늘어날수록 선주 입장에서는 더 많은 원유운반선이 필요해진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동~중국 노선 원유운반선 운임지수는 이달 20일 400.6를 기록해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224.72) 대비 78.3%나 급등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약 8배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안이 심화하면서 계획했던 시점보다 발주를 앞당기는 선주들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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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들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신규 수주의 상당 물량이 중국에 집중되면서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발주된 원유운반선의 70% 이상을 중국이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원유운반선 수주 잔량 1위는 중국 헝리조선이며, 한화오션이 뒤를 잇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의 슬롯(도크)이 빠르게 소진되면 한국 조선사들의 낙수 효과도 기대된다"며 "전쟁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중장기적 호황 국면은 이어질 것이고, 선가 또한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