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다 대만 국립칭화대 교수 "대만 반도체 산업, 기업이 움직이고 정부가 지원"

"대만 반도체 산업은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뒤따르는 구조입니다."
양상다 대만 국립칭화대 전기공학과 교수(학과장)는 지난 3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대만 반도체 산업 성장의 배경으로 인재 육성과 산학협력 체계를 꼽았다. 양 교수는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데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어 기업들도 직접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반도체 산업의 강점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긴밀하게 연결된 촘촘한 생태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만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신주과학단지를 중심으로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900여 곳이 밀집해 있어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 산업화가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생태계를 바탕으로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후공정(패키징·테스트) 분야에서 세계 1위, 설계 분야에서는 세계 2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국립칭화대는 TSMC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한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산업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양 교수는 대학 교육과 산업 현장의 간극을 좁힌 과정을 대만 산학협력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과거 대학에서는 EDA(전자설계자동화) 소프트웨어 사용권과 법적 문제 등으로 인해 오랫동안 구형 공정을 기준으로 회로 설계를 가르쳤다. 반면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핀펫(FinFET),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등 최신 공정이 활용되고 있었다. 양 교수는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핀펫 기반 회로 설계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매우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후 TSMC가 주축이 돼 정부와 함께 관련 문제를 해결하면서 학생들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EDA 툴을 교육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양 교수는 "과거에는 지식재산권(IP)과 보안 문제로 불가능했던 일이지만 이제는 대학 교육과 산업 기술 수준이 훨씬 가까워졌다"며 "대만 산학협력의 매우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기업들도 대학과 협력해 직접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양 교수는 "TSMC는 대학과 협력해 여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수들에게 특별 강의를 맡긴다"며 "전기공학 전공자뿐 아니라 과학기술 분야 학생들도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에 따른 인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학생 수는 줄어들면서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대만의 총 인구수는 약 2310만명으로 한국(약 5170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에 대만 정부는 일부 대학의 반도체 관련 대학원 정원을 확대해왔지만 양 교수는 단순한 정원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부생 수는 그대로인데 대학원생만 늘리면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 발전 과정에서 대학과 기업의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TSMC 같은 선도 기업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가장 먼저 마주한다"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연구 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학은 원천 기술과 혁신을 담당해야 한다고 봤다. 양 교수는 "학생들은 숙련된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보다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다"며 "대학은 원천 기술과 프로토타입,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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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가치로 '협력(Collaboration)'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설계와 소재, 장비, 제조, 패키징, 응용 서비스까지 모든 분야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대학은 혁신을 제공하고 기업은 실행력을 제공한다. 미래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역시 협력과 적응 능력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상다 교수 프로필
△1975년생 △대만 국립칭화대 전기공학과 학사 △미국 퍼듀대 전기·컴퓨터공학과 박사 △대만 국립칭화대 전기공학과 학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