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단위 안내' 새 가격정책 최고가격제 종료후 시행
오늘부터 경유 할인 판매도… "고객·시장 신뢰 높일 것"

SK이노베이션 계열 SK에너지가 사후정산 제도를 폐지하고 주유소 공급가격을 사전에 고지하기로 했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기름값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정유업계의 불투명한 거래관행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공급가 사전고지 도입과 사후정산 폐지를 골자로 한 새로운 가격정책을 시행한다. 주유소 공급가격을 1주일 단위로 사전에 고지하고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은 이를 기반으로 결정되는 구조다. 새 가격정책은 관련 절차를 거쳐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시점 이후 시행된다.
정유사와 주유소간 거래에서는 석유제품 공급 이후 일정기간이 지난 뒤 시장가격을 반영, 공급가격을 확정·정산하는 사후정산 방식이 활용됐다. 주유소들이 공급시점에 대략적인 가격범위만 파악한 채 제품을 공급받고 실제 판매량과 시장가격 변동 등이 반영돼 최종 정산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였다. 공급시점과 정산시점 사이에 약 1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면서 주유소 입장에서는 정확한 매입가격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정유사에 유리한 거래방식이라는 비판이 주유소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번 제도개편으로 주유소들은 유류 공급시점에 실제 매입가격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공급가격 결정과정이 투명해지면서 정유사와 주유소간 거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소비자 판매가격 역시 보다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평가다.
정유업계 전반으로 제도개선 움직임도 확산할 전망이다. 이번 조치가 지난 4월 중동전쟁 이후 국회에서 체결된 정유업계·주유소간 상생협약의 후속이행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당시 SK에너지를 비롯한 정유업계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산업통상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참여한 사회적대화에 동참해 사후정산 방식 개선과 거래구조 투명성 제고에 합의했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역시 협약이행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유 4사 가운데 에쓰오일은 이미 유사한 제도를 운용해온 사례로 꼽힌다. 일간 공급가격을 고지한 뒤 해당 가격을 기준으로 정산하는 방식이다. SK에너지는 일간 단위 대신 주간 단위 가격고지 방식을 택했는데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제유가 변동이 매일 공급가격에 즉각 반영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주간 단위 운영이 현장의 수용성 측면에서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제도개선과 별개로 23일부터 SK주유소 차량용 경유 판매가격을 리터당 50원 할인지원하는 정책도 시행한다. 직영주유소 73곳은 판매가격을 리터당 50원 인하하고 자영주유소에도 동일 수준의 가격인하가 가능하도록 할인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중동정세 불안에 대응해 원유 도입선 다변화도 지속 추진한다. 원유 수입처 확대와 관련 설비투자 등을 통해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을 현재 70% 수준에서 50%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HD현대오일뱅크도 23일부터 차량용 경유 판매가격을 리터당 50원 인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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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은 "'책임있는 에너지기업'으로서 공급가격 결정구조 개선, 국민 생활안정 지원,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