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콘서트에서 전략 공개
신소재 탐색부터 실험까지
난제 100건 이상 해결 성과
과학·제조분야로 적용 확장
"좋은 AI(인공지능) 모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산업현장에서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AI연구원의 과제입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콘서트 2026'에서 LG가 추진하는 '전문가 AI'의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LG AI연구원은 범용 AI를 넘어 산업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전문가 AI를 앞세워 과학·제조분야의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별 전문지식과 현장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 연구에 반영해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2020년 설립 이후 산업난제 100건 이상을 해결했다. 앞으로도 AI가 문제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술로 진화하도록 주력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성과는 신소재 개발이다. LG AI연구원은 LG생활건강과 신소재 발굴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 42만개 넘는 후보물질을 하루 만에 분석했고 탈모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물질 '람시딜'을 찾았다. 통상 22개월 걸리는 화장품소재 개발기간을 급격히 단축한 셈이다. LG생활건강은 현재 람시딜의 제품화를 준비 중이다.
전문가 AI의 역할은 후보물질 탐색에서 실제 실험으로도 확대됐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소재특화 AI와 로봇을 결합한 'AI 자율실험실'을 처음 공개했다. AI가 실험조건을 정하면 로봇팔과 자동화 장비가 이를 수행하고 AI가 결과를 학습해 후속실험을 설계한다.

박재섭 LG화학 R&D(연구·개발) AX(AI전환)추진팀장은 "로봇은 연구원의 손과 비슷하고 화학소재 특화 AI와 데이터 체계가 머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할분담을 통해 반복작업은 AI와 로봇에 맡기고 연구진은 새로운 가설수립과 창의적인 문제해결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AI의 판단범위는 제조공정으로도 넓어졌다. '엑사원 태뷸러'는 소량의 공정데이터만으로 품질과 불량 가능성을 예측한다. LG이노텍은 제조현장에서 기존 모델 재학습에 최소 14일, 300시간 이상의 생산공정 데이터가 필요했다. 하지만 엑사원 태뷸러를 통해 변화한 조건을 최대 50시간 안에 반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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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선 LG이노텍 담당은 "모델에 대응하는 리드타임(소요시간)을 약 85% 줄였다"고 소개했다. '엑사원 옴니 인스펙트'의 경우 제품이나 공정이 달라져도 별도 재학습 없이 검사를 이어갈 수 있다. AI를 다시 학습시키는 부담을 줄인 것이다.
LG AI연구원의 대표적인 난제해결 사례로는 배터리 수명·용량예측과 불량제품 선별, 신약후보물질 발굴 등이 꼽힌다. LG AI연구원은 글로벌 최상위 AI학회에서 논문 368편을 발표하고 국내외 특허 1080건을 출원했다.
임 원장은 "LG는 지난 6년 동안 AI가 산업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왔고 이제 그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단계를 준비 중"이라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개별 로봇의 자동화를 넘어 공장 전체가 하나의 지능으로 움직이는 자율형 공장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