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우리홈 지분45%에도 인수실패… 다른 소송선 2심패소, 새 쟁점 별도 소송
사돈기업인 롯데그룹과 태광그룹이 우리홈쇼핑을 놓고 또다시 법적 다툼에 돌입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쓰식품 회장의 사위로 두 기업은 사돈관계다.
롯데홈쇼핑의 2대 주주인 태광산업은 지난 16일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롯데쇼핑의 최대주주 지위 인정을 무효로 하라'며 새로운 소송을 제기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06년 경방의 우리홈쇼핑 주식을 인수한 뒤 방통위로부터 최대주주로 인정받아 우리홈쇼핑의 경영권을 접수했으나 태광측이 "당시 방송법을 어긴 사실을 새롭게 확인해냈다"며 행정 소송을 낸 것이다.
태광산업은 소장에서 "방통위가 2006년 12월 롯데쇼핑을 우리홈쇼핑의 최다액 출자자로 변경한 처분은 롯데쇼핑의 방송법 위반 사실을 반영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했다.
소송 상대는 방통위지만 사실상 롯데쇼핑의 최대주주 지위를 무효화하기 위한 소송이다.
태광산업은 소장을 통해 "우리홈쇼핑이 보유했던 유원미디어 주식을 대기업인 롯데쇼핑이 소유한 것은 방송법에 위배되는 내용"이라며 "방통위가 방송법 위반 사실을 반영하지 않고 최대 주주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우리홈쇼핑을 인수하기전 우리홈쇼핑이 지상파 DMB 사업자 유원미디어 주식 33만4000주(4.6%)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방송법상 자산총액 3조원 이상인 대기업(롯데쇼핑)은 지상파방송 사업자(우리홈쇼핑)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는 만큼 롯데가 우리홈쇼핑 인수를 허가해서는 안됐다는 주장이다.
롯데쇼핑은 우리홈쇼핑 인수후인 지난 2008년 10월 유원미디어 주식 전량을 한국산업대에 기부했으나 인수 당시 방송법을 어긴 것은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법원이 만약 태광산업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롯데쇼핑은 우리홈쇼핑의 최대주주로서 의결권 행사에 제동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태광산업은 2006년 7월 당시의 최다액 출자자 지위를 회복하게 돼 우리홈쇼핑의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도 마련된다.
태광산업과 롯데쇼핑의 '악연'은 4년 전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광산업은 2006년 7월 우리홈쇼핑 주식 45.04%를 취득한 후 '최다액 출자자 승인요청'을 방통위에 제출하면서 우리홈쇼핑 인수를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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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쇼핑이 같은해 8월 방통위의 승인을 전제로 경방이 보유하던 49.78%의 우리홈쇼핑 지분을 인수, 보유 중이던 3.25%에 더해 53.03%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태광산업은 결국 인수에 실패했다.
태광산업은 방통위가 롯데의 최대 주주 지위를 인정하자 2007년 소송을 내 "롯데쇼핑에 우리홈쇼핑 인수를 승인해 준 것은 당초 홈쇼핑 방송 취지(대형 유통업체 진입 금지)에 어긋나며 인수상 법률상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태광 측은 "롯데쇼핑은 이미 2001년 우리홈쇼핑 사업자 승인을 신청했다가 대기업의 시장 집중과 교란 등을 이유로 승인이 거부된 회사"라며 롯데쇼핑의 지분 인수 과정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태광은 "방통위는 또 우리홈쇼핑 승인 심사기준인 지역경제 활성화, 중소기업 활동 보장, 대기업의 시장왜곡 등을 전혀 심사하지 않아 실체적 요건도 어겼다.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이라는 심사기준을 어겨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행정법원과 서울고법은 "방통위가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를 승인하면서 방송법이 규정한 요건인 시청자의 권익보호 등에 대해 최소한 심의는 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률에 근거한 방식으로 의결절차가 진행됐기에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해 두 번이나 방통위의 손을 들어줬다.
태광은 두 번의 패소에도 불복하지 않고 이번에 새로운 사실을 증거로 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