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SSM 가맹점, 상생위해 허용해야

[기고]SSM 가맹점, 상생위해 허용해야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2010.10.04 08:25

해마다 하절기가 되면 식품위생에 비상이 걸린다. 특히 유통과정에서 상하는 음식물들이 자주 나온다.

우리나라의 유통 산업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서 소비자들의 위생에 대한 기대를 총족하지 못한다. 그뿐 아니다. 유통의 생산성이 낮다 보니 산지의 출하가격은 싼데 소비자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할 때가 많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실상이 잘 드러난다. OECD 자료에 의하면 2007년 현재 한국 도소매업의 1인당 부가가치는 1만7천 달러로 미국과 프랑스의 23~4%, 일본의 28%에 불과하다. 생산성이 낮은 만큼 유통과정에서 가격이 높아진다.

한국 유통업의 낮은 생산성은 규모의 영세성에서 비롯된다. 구멍가게 수준의 거래규모로는 도저히 유통 효율화를 기할 수 없다. 유통산업 발전의 핵심은 어떻게 최적의 규모를 확보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의 소위 `유통산업발전법'은 역설적이다. 발전이 아니라 정체를 위한 법이기 때문이다. 이법의 가장 큰 역할은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유통업체가 확장하지 못하게 막는 일이다.

`발전'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다. 이런 일이 지속될수록 유통산업의 발전은 더디어지고, 그 손해는 소비자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 대형마트가 직영하는 SSM의 경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충돌이니 그렇다손 치자. 하지만 이번에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 SSM 가맹점에 대한 규제는 그것조차도 아니다.

SSM 가맹점이란 소규모의 창업자가 대형마트의 이름을 쓰고 경영지도를 받으면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제도다. 동네의 파리바게뜨 빵집이나 치킨집, 훼미리마트 편의점 같은 것을 떠올리면 된다. 그런데 이런 것도 대형마트와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표적 상생 방식이다. 대형마트는 가맹점에게 브랜드와 신뢰성,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값싼 제품을 공급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점포와 운영자금을 출자해서 상호이익을 꾀한다. 소비자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으니 좋은 일이다. 아주 좋은 상생의 모델이 바로 가맹점이다.

물론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다. 프랜차이즈에 참가하지 않을 기존의 동네 상인들이다. 하지만 왜 그들만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하나. 수많은 치킨 가맹점이 그렇듯이 대형마트의 가맹점들도 대부분 소자본 창업자들일 것이다. 기존 동네수퍼 주인들이 보호의 대상이라면 가맹점 창업자들도 보호 대상이어야 마땅하다.

기존 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 창업하는 상인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은 옳지 못하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더욱이 그것은 서민층의 장바구니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일수록 전체 지출에서 음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소위 엥겔계수가 높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일수록 음식료품 가격이 낮아지면 큰 혜택을 본다. 음식료품 등 생필품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 가맹점의 금지는 바로 최빈층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셈이 된다.

물론 이런 법을 만드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처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표를 계산하고 일신상의 안일을 위한 결정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것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기존 상인들의 이익을 위해 새로 등장할 더 효율적이고 진취적인 상인들을 희생하는 것이고 소비자의 이익을 희생하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진정으로 유통 산업의 발전을 위한 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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