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나눔은 언제나 고마운 일

[CEO칼럼]나눔은 언제나 고마운 일

신복수 아이쿱행복나눔재단 이사장
2010.12.31 08:03

어린 시절, 우리 할머니의 부엌 한 켠에는 항아리 하나가 늘 놓여 있었다. 밥을 하기 전 쌀 한줌을 따로 모으기 위해 둔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렇게 한줌씩 쌀을 모아 나중에 좋은 일에 쓰신다고 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못 내거나, 몸이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가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런 친구들을 위해 반 아이들이 조금씩 쌀이나 돈을 모아 도와주기도 했다.

이처럼 내 어린 시절 주변에는 늘 가난이 함께 있었고, 그리 넉넉하지 않은 우리 집보다도 더 어려운 이웃을 보는 어린 내 마음은 언제나 별로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 어른이 되어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어려운 이웃들을 꼭 돕고 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어 주변에 좋은 일을 하는 여러 분들과 함께 활동을 하면서 어린 시절 품었던 마음과는 또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눔과 기부는 넉넉한 누군가가 어려운 누군가에게 단지 베푸는 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나눔의 과정에서 나눠주는 이 또한 인생의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정직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맑은 생각도 가지게 된다. 나눠주는 이가 나눔을 통해 오히려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1등을 해 성공하는 삶보다는, 주위를 살펴보며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항상 당부한다. 그 옛날 우리 할머니가 그러했던 것처럼, 나부터 나눔을 일상적으로 실천해 우리 아이들도 이를 자연스레 생활 속에서 받아들이도록 하고자 노력한다.

필자는 부평의 청천동 지역에서 평소 독서에 비교적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환경의 어린이들을 위해 '맑은샘 어린이 도서관'을 8년째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성심성의껏 도서관을 운영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자원 봉사자들의 노력이 더해져 도서관은 이제 동네 아이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문화 공간이 되었다.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아이쿱생협의 소비자들도 많은 나눔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혼자 하면 어렵고 주춤하지만 여럿이 함께하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조합원들의 소중한 마음이 모여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 돕기, 팔레스타인 어린이 돕기, 일본 니가타생협 지진피해 성금모으기, 홍동 밝맑도서관 건립 지원 등을 할 수 있었다.

지구의 어느 한 쪽이 지나치게 어렵고 위기에 빠진 삶을 살게 되면, 결국 우리도 맘 편하게 발 뻗고 잠 잘 수 없고 맘 편하게 먹고 즐길 수 없다. 이러한 곳에 도움을 전달하고, 멀지만 가까운 이웃이 있음을 전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값진 일이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좀 더 열심히 나눔 운동을 해 나가고자 한다. 아이쿱행복나눔재단을 통해 바로 옆의 우리 이웃, 그리고 지구촌 이웃과 더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내가 나눔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이웃에게 무엇인가를 나눠주어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나눔을 통해 진정으로 내 인생을 더 값진 것으로 만들고 싶고, 더 맑고 더 행복한 마음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다.

나눔은 어렵지 않다. 크던 작던 나눔은 언제나 기쁘고 풍요로운 일이며, 다가오는 새해는 보다 많은 분들이 나눔의 기쁨을 누려보길 바란다. 나눔의 진정한 기쁨을 누리려는 순수하고 선한 `이기심`이 세상에 널리 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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