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대형마트 중소도시 진출금지 방안을 확정해 유통업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대도시는 이미 점포가 준포화 상태인데 신규상권 진출을 막으면 국내에선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인구 30만명 미만 지방 중소도시와 군에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진입을 5년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기권 이천·광주(경기)·구리·오산·양주·안성·의왕·하남시를 비롯해 강원권 춘천·강릉시, 충청권 아산·충주·제천시 등에서는 대형마트와 SSM 신규출점이 금지될 수 있다. 경상권 경산·안동·통영·김천시 등과 전라권 군산·순천·목포시도 신규출점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이들 도시는 유통업계 대형마트와 SSM이 신규점포 진출을 계획한 곳과 상당부분 겹친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법으로 제정돼 시행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단 새누리당에서 당론으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만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다른 당과의 의견 조율 등 실제 법안 발의와 국회 통과 등도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권익침해를 둘러싼 논란도 간단치 않아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동조 여부가 불투명한 것도 변수다. 만약 야권이 새누리당 방안을 따르지 않는다면 4월 총선 후 정국 변화에 따라 이 방안은 유야무야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에 대한 지나친 규제라는 논란은 여전히 거세다. 특히 상권이 확대되고 있는 중소도시는 대도시 못지않은 인구밀도를 갖고 있어 대형마트 입점론에 힘이 실린다.
일례로 군산시는 전체 면적은 33㎢이나 총 인구의 30%는 시내 중심 나운동 일대에 몰려있다. 면적대비 인구밀도만 따진다면 대도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리와 김포, 목포, 강릉, 오산, 안성 등도 면적은 넓지만 거주 지역은 2~3개동에 집중돼 있다.
이런 현실을 볼 때 이들 도시에 대형마트 입점을 차단하는 것이 과연 지역 소비자들에게 바람직한 것이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비대위가 중소도시 소비자들의 대형마트 이용 권리를 막을 권리가 있느냐는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소도시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것은 기반시설이 갖춰지느냐, 갖춰지지 않느냐의 문제로 이는 아파트값이나 거래 선호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재래시장 보호"라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대형마트 같은 편의시설이 갖춰져야 상권이 살아나고 지역발전이 빨라진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에서는 대형마트 1개점이 들어설 경우 △지역 건설, 설비업체 매출증대 △지역민 고용효과 △인근 레스토랑 및 상가 활성화 △세수 확대 등 직간접 효과가 20여 년간 2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 못지 않게 SSM 출점을 가로 막는 것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소도시에는 아직 SSM이 입점돼 있지 않거나 1~2곳에 그쳐 추가 입점 가능성이 높지만 원천 차단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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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유통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에 똑같은 신규 출점 금지가 적용될지도 관심사다. 하나로마트는 사업규모나 형태상 대형마트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