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의 저층부 상업시설 조기 개장을 앞두고 교통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잠실사거리 주변 도로가 가뜩이나 막히는데 롯데월드타워 상업시설이 문을 열면 교통체증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지난달 신청한 롯데월드타워 저층부 임시사용승인을 검토중인 서울시는 부랴부랴 제2롯데월드 인근 교통량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 자문단을 꾸려 임시사용승인에 대한 의견을 받기로 했다.
시는 교통량을 줄일 수 있는 특단(?)의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주차장 완전 유료화'와 '배송금지'다. 롯데백화점 회원고객들에게 쿠폰형식으로 발급하는 무료주차권 배부는 물론 구매금액과 상관없이 무료주차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이다. 물류 차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품 배송을 금지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배송차량을 없애 교통혼잡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의 교통대책에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수십만원, 수백만원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주차비를 무조건 부과하는 것은 유통 영업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조치라는 것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VIP 고객들에게 주차비는 큰 금액이 아니지만 쇼핑 의욕을 꺾는 요인은 될 수 있다"며 "무료주차에 발렛파킹 서비스를 해주는 백화점이 수두룩한데 굳이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갈 이유가 있겠냐"고 말했다.
명품관, 면세점 등은 차치하더라도 중소브랜드가 70% 이상 입점하는 쇼핑몰의 경우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여의도 IFC몰은 무료주차가 안돼 평일에는 식당을 제외한 대부분 매장이 썰렁하다. 비싼 주차비 때문에 손님들이 쫓기듯 쇼핑할 경우 해외 명품이나 글로벌 SPA 브랜드보다 국내 브랜드 매출에 악영향 미칠 가능성이 크다.
상품배송 차량을 금지한 것도 무리한 대책이라는 해석이다. 보통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배송차량은 점포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3∼6대 안팎에 불과하다. 이들 차량은 하루에 3∼4차례 운행하는데 이는 상품배송을 금지할 정도의 교통량은 아니다. 자가용을 가져와서 쇼핑을 한 뒤 배송을 맡기는 고객이 얼마나 되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가 대형복합시설의 사용승인을 하면서 교통·안전 상황을 꼼꼼히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장 현실을 외면하거나 실효성이 없는 억지 대책은 곤란하다. 무료주차를 막으니 불법 주차가 늘고 주변 주차장으로 차가 몰리는 부작용을 동대문 DDP, 삼성동 코엑스몰 등에서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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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지난 2010년 롯데월드타워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무료주차·상품배송 금지 조건을 내걸었다면 롯데는 저층부 사업 내용을 변경했을 수도 있다. 주차와 배송은 유통업의 기본이다. 시와 롯데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책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