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홀딩스 앞서 L투자회사 대표 취임…지분 확보는 여전히 오리무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에 이어 L투자회사 대표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이 L투자회사 대표직뿐 아니라 과반 이상의 지분까지 확보했다면 경영권 분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분석이다.
◇롯데홀딩스 앞서 L투자회사 대표 취임= 6일 일본 법무성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 회장은 6월30일 12개 L투자회사 중 10곳(1, 2, 4, 5, 7, 8, 9, 10, 11, 12 L투자회사) 대표로 취임했고 지난달 31일자로 대표이사 등재도 마쳤다. 나머지 2개(3, 6) L투자회사의 경우, 등기 변경 작업이 진행 중으로 열람이 불가능하지만 신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이 유력하다.
신 회장이 새로 대표이사에 등재되면서 이전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있던 8개 L투자회사(1, 2, 7, 8, 9, 10, 11, 12)의 경우, 신격호·신동빈 2인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고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이 대표로 있던 2개 L투자회사(4, 5)는 신동빈 1인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신 회장은 L투자회사 등기임원들의 지지로 대표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달 15일 롯데홀딩스 대표에 오를 때도 이사회 지지를 활용했다. 이사회가 먼저 대표이사 선임안을 결의한 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를 추인받는 형태다. 등기임원들의 동의를 얻을 경우 법적 분쟁의 소지도 없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취임은 최상위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대표 취임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L투자회사만으로도 한국 롯데 지배 가능해=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 등재가 주목받는 것은 이 회사가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제3L투자회사를 제외한 11개 L투자회사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회사별로 지분을 나눠 갖고 있어 호텔롯데 최대 주주는 지분 19.07%를 보유한 롯데홀딩스지만 전체 지분 합계는 L투자회사가 크게 앞선다.
결과적으로 L투자회사만 장악해도 호텔롯데를 통해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를 모두 지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신 회장이 창업주 신 총괄회장과 친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자신한 것도 L투자회사 대표를 차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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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 회장이 L투자회사의 지분까지 장악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L투자회사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대표 자리가 아닌 실제 지분 확보 여부가 더 중요하다. 신 회장이 충분한 우호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채 대표 자리만 꿰찼을 경우, 12개 L투자회사별로 양측의 승패가 엇갈리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은 지분 싸움"이라며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것을 보면 L투자회사의 우호 지분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일본 경영진을 앞세워 대표 자리만 가져갔을 경우 대표 취임은 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