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김포국제공항. 검찰이 정조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외출장을 마치고 26일 만에 귀국한 신 회장의 입을 모두가 주목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국내에 부재한 상황에서 비자금 조성, 계열사 간 불법 자산거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소중한 직장이 위기에 빠지자 불안감에 휩싸인 10만 롯데 임직원과 재계 서열 5위 기업이 휘청거리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국민들은 신 회장의 적극적인 소명을 기대했다.
하지만 신 회장과 기자들의 질의응답은 단 40초 만에 끝났다. 신 회장은 "죄송한 생각뿐"이라는 사과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전한 채 사라졌다.
신 회장은 귀국 이후 '칩거', '두문분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두터운 베일을 쓰고 있다.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 중이라 신 회장이 많은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하지만 지난 한달 동안 검찰을 통해 흘러나온 숱한 의혹은 단 하나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이 친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것은 지분싸움에서 우위에 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경영능력에 대한 롯데 임직원과 여론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신감 넘치는 경영 행보와 실질적인 성과, 명확한 지배구조 개선 계획이 인정을 받았다.
지금 신 회장이 찾을 수 있는 돌파구 중 하나는 바로 투명함이다. 스스로 표방했듯 롯데의 '원 리더'로서 과거에 대한 투명한 소명과 미래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밝혀야 할 때다.
검찰 수사로 중단된 그룹 핵심사업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재추진을 선언한 호텔롯데 연내 상장은 어떻게 진행할지, "더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한 경영권 분쟁은 어떻게 종식시킬 것인지 등을 직접 밝혀 롯데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국내 금융시장까지 흔들고 있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의 핵심도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은 공포로 다가온다. 기업 경영에서도 불확실성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롯데 임직원들과 소비자들은 '롯데발(發) 불확실성 공포'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