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계 아이폰 '쥴', 상륙비상④]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증가에도 경쟁 심화로 담배업계 수익성 악화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전자담배 '쥴'(JUUL)의 이달 말 국내 출시를 앞두고 담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이 전체 담배 시장의 12%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지만, 경쟁 심화로 지난해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악화된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쥴이 향후 국내 빅3 순위를 뒤집을지도 관심이다.
2017년 5월 국내 필립모리스 '아이코스'가 출시된 이후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무섭게 치솟았다. 2017년 2분기 200만갑에 불과했던 전자담배 판매량은 올해 1분기 9200만갑으로 뛰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커졌지만, 빅3의 지난해 사업 실적은 부진했다. 수많은 업체가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에 따른 비용 부담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장 타격이 컸던 곳은 업계 3위 BAT(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AT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319억원(9%) 가량 줄어든 3682억원, 영업손실 7억 6000만원을 기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기기 '글로'와 전용스틱 '네오'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필립모리스코리아 '아이코스'와 KT&G '릴'의 점유율 격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전체 담배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지난해 8706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전년(991억원)대비 297억원(30%) 가량 감소했다. 판매비와 관리비 지출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필립모리스는 판관비로 3230억원 가량을 지출했다. 1년 전 2846억원보다 약 384억원을 더 썼다. 아이코스3·멀티 등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담배업계 1위 KT&G 역시 지난해 담배 부문 수익은 2조 4487억원으로 전년(2조 8101억원)보다 3614억원(13%) 가량 줄었다. KT&G 관계자는 "해외 수출, 국내 담배 판매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증가 추세에 있다"며 "지난해 11월 릴 하이브리드 출시 이후 점유율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72%를 차지한 쥴의 국내 신제품 출시가 임박하면서, 업계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KT&G는 쥴 출시에 대응해 액상형 전자담배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아직 내부에서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때와 다르게 지난 2월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필립모리스와 BAT는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보며 액상형 전자담배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쥴을 찾기 시작하고 인기가 높아지면 담배업계 순위 판도도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