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고객 발길 끊길라… '노심초사' 백화점

VIP고객 발길 끊길라… '노심초사' 백화점

이재은 기자
2020.02.04 15:15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 본점 1층 명품관 풍경 /사진=이재은 기자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 본점 1층 명품관 풍경 /사진=이재은 기자

#4일 오후 3시 찾은 서울 중구 신세계 본점 1층 명품관은 평소보다 확연히 한산했다. 일부 인기 브랜드 매장에는 여전히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대부분의 매장은 텅 빈채 마스크를 낀 직원들만 머쓱하게 서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명품관에 긴장감이 감돈다. 명품관은 평소 백화점 매출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큰 손' VIP(Very Important Person)들이 즐겨 찾는다. 일선 백화점들은 '큰 손' VIP 고객들이 신종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명품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백화점이 이토록 VIP고객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연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이상을 사용하는 VIP 고객들이 백화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서다. 주요 백화점의 매출 상위 10% 고객은 전체 매출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 '업계 큰손'으로 불린다.

예컨대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10% 내외의 VIP가 전체 연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70%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에 이들을 잡아야 전체 백화점 매출을 방어할 수 있단 뜻이다.

28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백화점에 근로자들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정부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2020.1.28/뉴스1
28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백화점에 근로자들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정부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2020.1.28/뉴스1

VIP고객 발길이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업계 내부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꾸준히 VIP고객들이 찾아와 주실 것이라고 본다"며 "경기 흐름에 따라 소비폭에 크게 영향을 받는 일반 고객들과 달리 VIP고객들은 경기와 상관없이 일정한 소비패턴을 유지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VIP고객들은 또 갖고 싶은 명품 브랜드의 제품들을 받기 위해 미리 몇달 전부터 이름을 웨이팅리스트에 올려두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사실 VIP고객들이 더 이상 매장에 찾지 않을까봐 걱정하고 있는 게 사실이긴 하다"라며 "VIP고객들을 위한 라운지가 따로 마련돼 있더라도, 결국 백화점을 방문해야하고, 쇼핑 공간은 결국 사람들이 많은 그 쇼핑 공간이므로 아무래도 영향을 안받을 수 없어서다"라고 말했다.

실제 VIP들 사이에선 신종 코로나 때문에 백화점을 가기 무섭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A씨는 "가뜩이나 건강을 신경쓰느라 중국인 가족을 둔 이모님(가사도우미)까지 당분간 집에 오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상태인데, 굳이 백화점을 가서 괜한 걱정을 사고 싶지 않다. 백화점 입구에서 발렛파킹을 맡기는 일부터 불안하다"고 말했다.

B씨는 "평소 터미널과 연결된 백화점을 자주 찾았는데, 오고가는 사람이 많다보니 걱정이 커서 당분간은 자제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의 바람대로 꾸준히 이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C씨는 "샤넬 OOOO 백팩이나 OOO 카드지갑 등이 눈에 아른거려, 지난 1일 입고된 날 매장을 찾아 40분이나 대기했다"면서 "신종코로나 여파가 명품 브랜드 인기는 빗겨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사태 흐름을 신중히 지켜보자는 태도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터지고 일주일쯤 됐는데, VIP고객 구매건 등 아직 이렇다할 매출 변화가 나타나진 않았다"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단계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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