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1-K산업 대장정>일본 열도 물들인 K이니셔티브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일본 Z세대(10~20대)와 젊은 사람들로 가득 찬 쇼핑의 성지 도쿄 시부야. 현지인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인산인해를 이룬 이곳에서 열도의 '1020 세대'들은 'K이니셔티브(initiative·주도권)'에 흠뻑 젖은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일본 여성 유이씨(21)는 한국 의류 브랜드 '마뗑킴' 티셔츠를 입고 가방을 멘 뒤 키링도 마뗑킴 인형으로 달았다. 자주 쓰는 립밤은 '힌스'다. 그는 "한국 제품이라고 하면 일단 좋아 보여서 고민할 필요 없이 사게 된다"며 "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 패션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인들이 한류를 접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드라마부터 아이돌, 유튜브·틱톡 등 SNS 콘텐츠,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한류에 스며들었다. 일본 남성 타이키씨(23)는 틱톡을 통해 한국 아이돌이 나오는 영상을 자주 본다. 그는 "한국 콘텐츠나 의류는 세련된 느낌"이라며 "여자친구가 아이돌그룹 NCT를 좋아해 함께 한국 콘텐츠를 보게 됐다. 생일선물로 마뗑킴 가방을 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부야에서 만난 일본 패션업계 관계자는 "만두하면 비비고, 매운 라면하면 신라면, 소주하면 참이슬로 부르는 게 일상"이라며 "음식을 즐기는 것 이상으로 한국은 동경의 대상으로 통한다. 의류, 화장품도 일본 젊은 세대에 스며들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한류는 과거 드라마에서 시작된 열풍 수준을 뛰어넘어 콘텐츠, 음식, 패션, 뷰티 등 일상 속 다양한 영역에 침투했다.

도쿄 하라주쿠 등 번화가에선 한식을 즐기는 현지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한류가 주류 문화가 되자 일본 기업들도 앞다퉈 유사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매운 라면이 없던 일본에 진출한 농심 '신라면' 덕분에 이제 일본엔 매운 라면 시장이 새로 형성됐다. 일본의 대표 라면기업 닛신도 신라면을 따라 매운 라면을 처음 선보였다.
한식당은 찾아서 가야 하는 식당이었으나 이젠 동네 식당에서도 한식 메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 CJ제일제당의 '비비고마켓'에 방문해 떡볶이와 김밥으로 식사한다. 한국 제품을 따라한 제품들이 나오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어 한국 기업들엔 오히려 반가운 현상이다.

국내 식품·패션·뷰티업체들은 K이니셔티브 열풍에 힘입어 일본 내 입지를 확대한다. 현지에 생산 거점을 새로 짓거나 정규 매장을 열고 유통채널·식당·가정에 파고들고 있다. 교자·라면의 본고장, 패션·뷰티의 격전지인 일본에서 국내 기업들은 경제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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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치바현 키사라즈시에서 비비고 만두 공장을 가동한 CJ제일제당(226,000원 ▲6,000 +2.73%) 관계자는 "만두 1위를 달성한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방식을 일본에도 심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영토 확장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