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찾은 분유" 감동한 엄마들…'실적 악화' 이 기업 살리기 나섰다[핑거푸드]

"울면서 찾은 분유" 감동한 엄마들…'실적 악화' 이 기업 살리기 나섰다[핑거푸드]

정진우 기자
2025.09.27 08:50
[편집자주] 'K푸드', 맛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식품을 만드는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습니다.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요리해드립니다. 간편하게 집어드시기만 하세요

"매일유업 살리기, 저도 동참합니다."

"오늘도 매일유업 커피 주문. 매일유업 화이팅!"

최근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매일유업 살리기', '매일유업 화이팅' 등과 같은 응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매일우유를 비롯해 매일유업이 제조·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소비하자는 국민들의 자발적 캠페인이다.

'매일유업 살리기' 운동 발단은 매일유업의 실적 악화다. 올해 상반기 매일유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5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78억원) 대비 32.8% 줄었다. 매출은 4580억원으로 같은 기간 3.1% 증가했지만 원유 공급 과잉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변동, 인건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저출생 여파로 우유 시장은 앞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매일유업의 실적 부담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유업(36,500원 ▼900 -2.41%)이 허리띠를 졸라 매는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임금 동결에 이어 복지 축소를 비롯해 명절 상여금 등도 줄일 예정이란 소식에 식품업계 안팎에선 매일유업 상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와 관련된 글이 올라왔고, 매일유업 소비자들이 즉각 반응했다. 매일유업이 적자를 감수하고 생산하고 있는 특수분유 등 남들이 하지 않는 '착한사업'을 더이상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단 걱정이 많았다.

한 매일유업 소비자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분유를 만들고 있는 매일유업이 실적악화로 더이상 이 분유를 만들지 않으면 누가 만드냐"며 "매일유업 제품을 적극 구매해 우리가 힘을 불어넣어줘야 한다"고 독려했다.

식품업계에선 1997년 외환위기(IMF) 시절 국민들의 '금모으기 운동'을 떠올린다. 당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금을 모아 국가 부채 상환에 기여했는데, 소비자들 스스로 매일유업 제품을 많이 구매해 매일유업들 돕잔 이 캠페인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전국엔 '선천성대사이상'이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400여명 있다. 선천적으로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일반적인 음식은 물론 신생아의 경우 모유 수유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평생 엄격한 식이 관리를 해야 하고,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한 '특수분유'를 섭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운동 발달 장애와 성장 장애가 생길 수 있고 뇌세포 손상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들에게 '생명줄'과 같은 특수분유는 개발과 생산에 큰 비용이 들지만,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적자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이 손에 꼽힐 정도다.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천성대사이상 환자를 위한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12가지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효율이 떨어져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

매일유업이 20년 넘게 이런 손해를 감내하고 특수분유를 만들고 있는 건 창업주인 고 김복용 선대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김 선대 회장은 "단 한 명의 아이도 건강한 삶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며 "사업이란 이윤의 창출과 함께 온 국민과 나아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적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많은 고객들이 인지하고, 감사하게도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제품 소비에 나선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고자 유제품 이외에도 식물성음료, 성인영양식 등 수익다변화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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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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