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영동=뉴시스] 11일 오후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한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이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엑스포 주무대에서 미래 비전 '국악문화도시 No1 영동'을 선포하면서 국악의 세계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영동군 제공) 2025.10.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종영](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0/2025102508250526246_1.jpg)
단군 이래 최대 국난(國難)이었던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 온 나라가 구제금융이란 험난한 파고를 넘던 그때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윤 회장은 당시 크라운제과가 법정 화의신청에 들어가고 죄인의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윤 회장은 당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집 주변 북한산을 무작정 오르곤 했다. 끝나지 않을 듯한 고통을 뚫고 산행을 하던 어느 날, 산을 오르다 숨을 고를 겸 바위에서 쉬고 있었을때 어디선가 대금 소리가 들렸다. 윤 회장은 구슬프면서 한없이 청아한 대금 소리를 듣자마자 괴롭던 마음이 한순간 편안해졌다. 대금의 가락이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앞이 보이지 않던 자신의 모습을 마치 타인을 바라보듯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서 회사의 자산을 매각해 빚을 갚고 제품군을 정리하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던 시절, 대금 가락은 그에게 힘이 됐다. 일체의 번뇌를 비질하듯 쓸어내고 다시 일어섰다. 윤 회장은 악기의 소리 한 대목이 인간의 영혼을 정화하고 마음의 상처를 다스릴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됐다.
윤 회장은 이 경험을 경영에 접목했다. 악기 소리가 심신을 치유한 경험을 통해 예술이 가져다주는 몰입의 효과를 직원들과 공유했다. 그 한순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윤 회장은 직원들과 합심해 결국 6년만에 회사를 살려냈다. 그리고 2004년부터 매년 국내 최대 국악 공연인 창신제(創新祭)를 열고 있다.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주제로 새롭고 현대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20회를 맞은 창신제(10월17~19일, 세종문화회관)엔 1만명 이상 다녀갔다.
창신제는 단순한 국악 공연이 아니다. 악(樂)·가(歌)·무(舞)의 경계를 창조적으로 허문다. 전통의 원형을 기본으로 하되 새롭고 현대적인 무대를 선보이기 위한 과감한 시도를 한다. 명인·명창들과 함께 대중음악은 물론 서양예술과 콜라보도 과감히 선보인다. 전통 음악에 노래와 무용을 곁들인 국악뮤지컬로 현대적인 무대로 확장하며 창조적 도전도 한다.
국악의 발전을 위한 크라운해태의 후원은 단순히 돈만이 아니라, 임직원들까지 직접 배우고 익혀 공연무대에 설 정도다. 윤 회장은 국악을 예술 후원이 아닌 기업의 핵심 마케팅과 영업전략으로 활용한다. 과자를 만들어 고객에게 행복을 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며 성장한다는 경영 철학도 구축했다.
지난 2014년 국민과자 허니버터칩 탄생도 여기서 비롯됐다. 초코하임, 콘칲, 크라운산도, 죠리퐁, 쿠크다스, 맛동산, 에이스, 홈런볼, 계란과자, 버터링 등 크라운해태 제품들이 국내 대표 과자가 된 것도 마찬가지다. 법정 화의에 들어갔던 크라운해태는 윤 회장의 창신(創新, 새로움을 창조한다) 경영으로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대표 제과업체가 됐다. 윤 회장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이 결국 '창의적이고 새로운 도전'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한 기업인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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